연중 24주간 토요일

2009. 9. 18. 오후 10: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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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연중 24주간 토요일. 티모테오 1서 6,13-16; 루카 8,4-15

얼마 전에 있었던 체험담을 말씀드리면서 강론을 하고자 합니다. 중고등부 여름 캠프를 마친 날. 아무 사고 없이 다녀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수고한 선생님들을 횟집으로 데려갔습니다. 저는 그동안 수고한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하고자 제가 그 전에 선물로 받아두었던 비장의 무기, 영국산 위스키, 발렌타인 21년산을 들고 그 자리에 참석하였습니다. 선물로만 받아뒀는데 지금 인터넷 상에 보니 한 병에 시가 14만원이라 하더군요. 저는 기쁜 마음에 첫 잔을 함께 하자며 이 녀석을 꺼내 참석한 이들의 잔에 부어주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건배를 외치며 마셨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이러하였습니다. “목이 타는 것 같아요. 아무 맛도 못 느끼겠어요. 이거 왜 이래요?” 그들은 위스키를 처음 마셔봤던 것입니다. 선생님들을 배려하여 준비한 비상책이 오히려 원망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아~ 내가 실수를 했구나’ 하는 탄식과 더불어 좋은 것을 좋은 것으로 알지 못한 그들의 눈길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이 그러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제자들에게는 그냥 말씀하시고 다른 이들에게는 비유로 말씀하는 이유는 “저들이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즉, 말을 해도 못 알아듣기 때문이었습니다. 좋은 것을 주어도 그것이 좋은 것인지 모른다면, 이는 하느님의 잘못일까요? 아니면 우리라는 땅의 잘못일까요? 여기 모여있는 우리는 하느님이 뿌린 씨가 복음, 즉 기쁜 소식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기쁘십니까? 내 삶을 송두리 째 바꿔놓을 만큼 감사롭습니까? 그렇지 못하다면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주변의 환경 탓일까요? 아니면 이웃의 탓일까요?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간직하고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라고 오늘 복음은 끝을 맺습니다.

 서울을 벗어나면 추석이 다가옴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온갖 곡식과 과실을 거두어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추석이 다가오는 이때에 무엇을 거두어 들이시렵니까? 하느님이 여러분께 무엇을 심어주셨습니까? 과연 잘 가꾸셨습니까? 그것을 한번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내 땅의 상태, 수확할 곡식의 양과 질,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모습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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