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2022. 11. 22. 오후 2:59:16

글자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묵시 14,14-19; 루카 21.5-11

 뭐든지 쌓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릴 때는 레고 같은 블록쌓기 놀이가 재밌고요. 조금 크면 장난감 모으는 재미가 있고요. 그러다 더 크면 돈 버는 재미가 있고요. 그러면서 내가 쌓아올린 업적과 명예를 올리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들을 잃고 싶지 않지요. 어릴 때는 친구들에게서 어렵게 딴 딱지나 구슬을 모은 상자가 그렇게나 중요하듯, 내가 얻은 것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가 오면 그것을 버려야 할 때가 있지요. 버려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들으신 말씀들은 꽤나 버겁고, 부담스럽습니다. 애써 지은 성전이 허물어질 때가 온다. 누군가 그리스도다 주장해도 그를 따라가지 마라. 전쟁과 전염병이 생기고 무서운 일과 표징이 생길 것이다.” 애써 모은 것들을 상실하는 때가 오는 것을 누구도 바라지 않습니다. 지켜보는 것만도 힘드니까요. 하지만 어떤 때는 다 무너뜨리고, 버리고, 남 주고 팔아넘겨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어린이가 어른이 되면 더이상 장난감을 필요로 하지 않듯, 수도자가 되려고 그동안 같이 지낸 인간관계를 정리하듯, 죽을 날이 가까우면 남은 유산을 처분하듯이 말이지요. 그래야 앞으로의 길을 잘 갈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도 정리를 잘 하실 수 있으신지요? 묵시록의 독서 내용은 낫을 대어 수확하십시오.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땅의 포도나무가 익어 수확할 때가 가까이 왔다고 말합니다. 전례력의 연말을 통해 새로운 한 해를 기다리는 때입니다. 과연 그 기다림이 참신한 기다림이 되려면 예전의 것을 잘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요.

 오늘은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어릴 때부터 신앙인으로 자라서 평생을 동정을 지킬 것을 희망합니다. 물론 그녀의 부모는 평범하게 결혼을 강요했지요. 하지만 자신은 더 큰 사랑을 위해 자신을 헌신합니다. 배교의 위험을 무릅쓰면서 신앙을 지킨 것이지요. 가끔 더 큰 것을 위해 희생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자존심을 꺾는다던지, 남에게 허리를 숙이며 사과를 해야하던지, 있던 것을 다 내려놓을 때 그제서야 얻는 신비를 체험해야 하겠습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