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에제 47,1-12; 요한 2,13-22
사랑은 마치 물과 같습니다. 조용하게 채워주기도 하고요. 목마름을 없애주기도 합니다만, 어떤 때는 폭풍이 몰아치듯,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가공할 만한 에너지가 나오기도 합니다. 헌데 물의 이런 성질을 모르면 오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성전을 정화하신 사건이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불편할 수 있습니다. ‘뭘 그렇게까지 하시나? 조용하게 하시지..’ 라고 중얼거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자책에도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썩은 나무로는 조각품을 만들지 않는다’ 이미 뿌리까지 썩어버린 경우라면 그저 좋게 좋게만 해서는 될 것이 못 됩니다.
이 시대도 그렇습니다.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고 그게 가능하려면 용기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두렵다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합니다. 당연히 큰 사랑도 실행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얼까요? 남의 평판, 남의 눈치일까요? 아니지요. 우린 하느님의 눈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자신들의 안위만 누리려다 보면 언제든지 문제는 발생합니다. 제자들이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 라는 말씀이 생각났다는데, 그것은 시편 69장 10절의 구절입니다. 이것으로 예수님이 돌아가실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모든 사랑은 희생을 필요로 하고요. 그러할 때 모두를 살립니다. 오늘은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을 맞이하여 나는 주님의 집, 하느님을 위한 사랑, 제대로 된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가능한 지 가늠하면서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