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8주일. 코헬 1,2-23; 콜로 3,1-11; 루카 12,13-21
우리는 각자 지닌 본성의 기질을 잘 다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은 2가지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간다고 하지요. 하나는 살면서 얻은 환경적 요인과 또 하나는 타고나면서부터 얻어진 기질적 본능입니다. 이것이 합쳐져서 새로운 것을 접할 때마다 이겨나가고, 헤쳐나가고 또는 피해나가는 선택을 하는데요. 오늘 말씀에 나온 탐욕에 관한 문제도 재물을 접하는 나의 식견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됩니다.
뭔가를 구입해 본 사람은 압니다. 특히 한 분야에 꽂힌 이들이라면 말이죠. 언뜻 같아보이는 것을 계속 구입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묻지요. ‘왜 똑같은 것을 계속 사는 거야?’ ‘아냐. 이건 똑같지 않아. A는 이런 스팩의 성질이 있고, B는 이와 달리 다른 사양을 가지고 있고, C는 다른 데서는 구할 수 없는 희귀 아이템이야~ ’ 아예 그 분야에 관심이 없다면 관심조차 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방금 대답이 그럴 듯하게 들리는 이유는 뭔가를 알고 있는 이들은, 각 제품이 가진 차별성을 알기에 더 갖고 싶은 욕심이 생겨나고요. 이것을 아는 생산자는 엇비슷해 보이는 제품을 계속 만들어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즉 맛을 본 사람만이 이해하는 내용입니다. 가지고픈 탐욕은 베풀지 않는 인색함과 궤를 같이 합니다. 욕심된 마음은 자아라는 깔때기를 통해 온전히 더 내 안으로 들어가게끔 이끕니다. 이로써 남을 위하는 마음은 점차 건조해지고 온전히 내 안으로만 흡수시키려 듭니다.
복음에서 부자가 왜 있던 곳간을 헐어내고 다시 크게 지었을까요? 가진 것을 지키고, 내놓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입니다. 이건 꼭 부자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에게도 해당됩니다. 특히 요사이 물가가 오르는 때는 나의 사정을 살피는 좋은 시기라 여겨집니다. 고금리와 물가인상으로 지갑을 닫아거는 것을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하지만 이건 내 입장에서만 바라볼 때 그렇고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개념에서는 나보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더 비극적인 내용이 됩니다. 얼마 전 우린 ‘낙수효과’ 란 용어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trickle down 이라 하여 하방침투효과라고도 쓰인 이것은 유산자의 투자, 소비가 늘어남으로써 자연스레 저소득층의 소득도 나아지는 효과라고요. 하지만 2015년 IMF가 150개국을 분석한 결과, 전체 소득층 상위 20% 계층의 소득이 1% 증가하면 국가 성장이 오히려 0,0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기에 이건 이론일 뿐이고, 사람이 가진 탐욕의 성질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벌어진 문제였습니다. 가진 사람이 더 가지려 들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사람은 본성상 자기 것을 내놓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여기에 누가 반론을 제기할 수 있습키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이는 사회적 지위를 가진 명예와 부를 가진 이가 모범을 보인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내용이 실린 칼레의 시민 이야기가 있지요. 백년 전쟁 당시, 영국과 전쟁을 했던 프랑스 칼레시가 더이상 버티지 못하자, 영국왕 에드워드 3세가 ‘모든 칼레시민을 살려주는 댓가로 6명을 처형하겠다’ 하니 여기에 희생자인 상위 부유층 6명이 자진하여 나왔다는 이야기지요. 이 미담에 대해 칼레시청이 로댕을 압박하여 동상을 제작합니다. 하지만 이는 중세 극작가에 의해 나온 허구의 내용이고요. 그래서 허구임을 알기에 이젠 그 말을 쓰는 외국인들은 없고요. 게다가 현재 미국인들이 기부를 많이 하는 이유도, 단순 기부가 아니라, 기부를 해야만 세금감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면 듣는 우리에게 한편으로 감동파괴의 면이 있지만 실제 사람들의 내면을 살필 수 있습니다. 사람이 가진 욕심이 얼마나 대단한 지 말입니다. 우린 안타깝게도 이런 본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본성만 갖고 있다면 나를 살릴 수도 없고, 서로를 구할 수도 없습니다.
강론을 판토하 신부님이 쓴 일곱가지 죄를 이기자는 ‘칠극’이라는 고전을 인용하며 마치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주머니에 보물을 넣어둔 채 길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이것을 본 사람이 나무라자, 그는 말한다. “내게 든 주머니는 쓰기가 어렵고, 남의 가진 주머니를 구걸하는 편이 더 쉬워서지요.”’ 이것이 사람이 가진 탐욕과 인색함입니다.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