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야고보 사도 축일. 2고린 4,7-15; 마태 20,20-28
신부로 살면서 느낍니다. 성당 안에서나 교우들에게 사랑받지, 밖에 나가면 별 볼 일 없이 평범하게 지낸다는 것을요. 여기까지만 들으면 기분이 착잡해질 수 있겠지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대다수 교우들이 그렇게 평범한 삶을 살아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독서에서 말합니다.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질그릇은 진흙으로 구워낸 토기입니다. 유약을 바르지 않았기에 윤이나 광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값도 싸고 깨질 우려도 높습니다. 헌데 바오로는 보물을 이런 데에 놓는다고 했을까요?
일단 우리가 그리 강한 사람, 잘난 사람이 아닙니다. 언제든지 상처받고, 우울해지고, 심약해지기 쉽습니다. 우리가 그렇기에 늘 자신을 믿기보다는 나를 주님께 맡기며 살아갈 때, 받은 은총이 내 능력이 잘나서가 아니라 주님이 주신 선물임을 잘 가꾸며 살아가는 사람임을 겸손되게 받아들입니다.
조선 중기 시대 효종과 현종 때 벼슬을 지낸 ‘홍여화’ 라는 이가 자기 아들에게 이런 글을 줬답니다. ‘작약은 화려하지만 열매가 없다. 실질을 갖추어야지, 겉보기만 번드르르한 것은 못쓴다. 소나무와 대나무를 보아라. 곧은 절개를 지녀 꽃을 뽐내는 법이 없지 않더냐’ 주신 주님의 은총을 잘 가꾸며 살아갈 때 괜한 욕심에서 벗어나 나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주님의 선물은 내가 욕심없이 검소할수록, 남 앞에 드러나지 않을수록, 마음을 보시는 주님의 뜻에 더 합당한 사람이 되아 갑니다. 밖의 사람들이 바라는 것들을 내려놓으며 우리를 가꿔 나가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