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1주간 토요일. 2역대 24,17-25; 마태 6,24-34
여러분은 ‘나약한 것’과 ‘나약해 보이는 것’ 의 차이를 아시는지요. 실제로 이 둘의 분별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불안, 초조, 걱정의 삶을 삽니다. 충분히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가가 오르고, 생활고에 시달리고요. 대출금 갚는 것도 어려운 세상입니다. 이럴 때 복음의 메시지는 참으로 나약해 보이지요.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믿음을 강조하며 주님의 의로움을 찾으라니 말입니다. 그래서 유혹에 흔들립니다. 저도 주일학교, 청년 사목을 해봤기에 나약해 보이는, 마치 남의 다리를 긁는 듯한 교회의 가르침에 실망하며 떠나간 친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서로 끼리끼리 모이면서 힘을 찾았지만, 요새는 그마저도 어려우니 도움이 안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린 무얼 봐야 할까요?
가끔 흥미로운 상황을 봅니다.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 든 이들이 으쌰으쌰하며 뭔가를 해내고요.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한 것들을요.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자기 사정에서 승리의 체험을 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나약하게 보여서 나조차 나약하게 포기하고 걱정하는 인생이 아니라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꿋꿋한 삶을요.
우린 체험의 기억이 있습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서 태어나 서로를 격려하며 자신을 일구었던 인생을요. 마치 예수님처럼 구유에서 태어난 이가 자기 처지에 자멸하지 않고 이웃을 도우며 늘 기도하면서 살아있는 생명력의 삶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셨지요. 하느님의 방식이 마치 나약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나약함은 실은 부드러움이었고요. 그 안에 강한 심지와 뿌리가 내려져 있음을 위기를 극복한 후 사람들은 그제서야 깨닫지요.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그 미래를 준비하며 차근차근 삶을 꾸려갔던 지혜로운 인물들을 우리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통해서 성령을 받으며 이겨나가는 삶이 되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