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1주간 화요일.

2022. 6. 13. 오후 11: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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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1주간 화요일. 1열왕 21,17-29; 마태 5,43-48

 실상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 제일 좋지요. 하지만 가끔은 마음에 없는데도 나중을 위해서 일부러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용서와 사랑의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감정이 덜 풀렸고요. 미움이 가신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고해소에 들어가서 자신의 죄를 잘 고해하고, 인정하고요. 그걸 듣는 신부님도 들려오는 내용이 황당하고 괘씸하긴 하지만, 그래도 인간적인 감정을 내려놓으며 주님의 방식을 통해무조건 용서하는 사죄경과 보속을 내려줍니다. 이에 교우들도 마음의 짐을 덜구요. 신부님들도 감정에 휩싸이지 않는 큰 사랑을 경험합니다.. 어찌보면 서로의 부자연스러움과 형식적인 틀이 작용하는 듯 여겨져도, 그렇게 할 때 비로소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지금의 짐을 가볍게 할 수 있는데요.

 어제와 이어진 복음인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여라 는 말씀에서 부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에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탄 송강호가 주연하고, 전도연이 함께 한 밀양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개신교라서 우리와 다르지만 용서 개념이 나와서 짚어보겠습니다

 배경 장소는 경상남도 밀양입니다. 남편과 사별 후, 아들과 밀양에 와서 텃세를 받으며 근근히 새 출발을 하는데 그만 아들이 유괴범에 의해 죽게 됩니다. 엄마는 겨우 교회를 다니며 신앙을 가지고요. 용기를 내어 유괴범에게 면회를 갑니다. 당신을 용서하겠다 는 말을 하려고요. 하지만 오히려 유괴범이 편안한 얼굴로 먼저 말을 꺼냅니다. 하느님께서 저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셨습니다.’ 이에 전도연은 분노가 치밀고 상처를 받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용서가 되려면 순서가 필요합니다. 가해자인 죄인이 피해자에게 용서를 빌고 나서, 피해자의 받아들임에 따라 다음 행보가 이어집니다

 이건 우리 쪽도 해당됩니다. 독서의 아합왕이 자기가 벌인 잘못에 대해 자루옷을 입고 단식하며 뉘우칩니다. 고해성사도 고해자가 먼저 자기 발로 들어와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할 때 비로소 신부님도 죄 사함을 해줍니다. 헌데 가끔 착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가 부담스러운 거죠. 그래서 그냥 자기 혼자서 마음으로 하느님.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하면 되지 않냐고요. 이건 죄는 자기가 지어놓고 용서해줄 분은 안중에 두지 않은 채, 홀로 독백처럼 말하고 끝내려는 시도라서 엄청난 오만이고 착각이지요. 그래서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기를 내려놓고 뉘우칠 용기. 이것이 형식적으로 보여져도 자신을 인정하고 그것을 들은 이는 무조건 받아들이며 용서하는 과정을 거칠 때, 우린 은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요. 그러니 이를 부담스럽게 느끼지 말아야겠습니다. 오히려 감사한 시간으로 여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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