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2022. 4. 20. 오후 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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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먹는 밥과 마시는 언제 가장 달고 맛있을까요? 배고픔과 갈증을 느꼈을 때이겠지요.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요새 사람들이 배고프지 않아도 끼니는 챙겨먹는 통에 그 고마움을 잘 모르는데요. 평상시의 고마움을 깨닫는 경우란, 그것을 잃어봤을 때일 것입니다. 건강을 잃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가지고 있던 것을 날렸을 때, 자신의 오판과 잘못을 통감합니다. 즉 상실감을 느낄 때 비로소 알게 되는 건 우리의 나약함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난다면 그야말로 비극이지만 거기서부터 새로움이 솟아나기도 하는데요.

 오늘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은 그걸 만납니다. 그동안 따랐던 주님을 잃고 방황의 시간을 겪을 때, 짐짓 당신은 모르는 체 함께 하십니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성경 말씀을 알려주시고요. 식탁에서 빵을 나눠주실 때 그제서야 그들은 알아보고 당신은 사라지십니다. 독서에는 불구자 장애인이 베드로와 요한을 무얼 달라는 듯 빤히 쳐다보지만 제자들은 더 큰 것을 줍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이 말씀을 묵상하며 내게 있는 불필요한 것이 오히려 주님을 찾지 못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나 살펴봅니다. 하느님을 알려면 가진 시간과 정성을 쏟으며 나 자신을 비우고, 나를 버릴 때 얻을 수 있고 비로소 채울 수 있는데 하잘 것 없는 욕심에 주님이 오실 수 있는 통로를 막아버린 것이 아니었나를 말입니다

 제자들이 주님을 잃었다고 여겼지만 실상은 다른 차원에서 당신을 느끼는 차원이 되었다면 이제 그건 주님을 잃은 것이 아니지요. 우린 늘 하던대로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을 예전처럼만 살지 않을 때 참 기쁨을 누릴 수 있는데요. 상실이 오히려 가끔 나를 일깨워주는 도구가 된다면 우린 당신의 섭리에 감사하지 않을까요? 어떤 상황에서도 기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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