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만찬 성 목요일
예전 신학생 때 일입니다. 신학교에는 많은 동아리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신약성경을 연구하는 신약반에 들어갔습니다. 예수님에 대해 알고 싶어서 갔더니 그곳 선배 학사님이 이런 말을 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구약성경을 많이 읽게 될 것입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사실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의도와 정작 실천으로 보여주신 행동의 바탕은, 바로 구약성경의 예언을 성취하러 오셨음을요. 각종 예언서를 보면 예수님의 탄생지가 베들레헴이었고, 처녀가 잉태한 아기로 오신다는 것, 나중에 유다의 배반을 암시하는 은전 서른 세켈에 당신이 팔린 것과 더불어,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입을 열지 않는 침묵 가운데에서 고통을 받으신 것이 나옵니다. 이를 통해 알았습니다. “난 율법을 폐기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시키러 왔다.” 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요.
대다수 분들이 성경을 편집적으로 알아듣곤 합니다. 이른바 신약의 하느님은 사랑이 많아보여서 좋아하고, 구약의 하느님은 무서워 보여 꺼리지요. 하지만 그런 모습은 하느님을 몰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인데요. 예수님이 구약의 예언을 차근차근 하나씩 이루시고 있음을 마태오 복음서 밑에 있는 각주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니까요. 예전 백성들이 재앙을 건너고, 홍해를 건너 약속의 땅으로 건너가는 파스카의 예절에서 음식을 나누었고요. 주님과의 만찬을 통해 새로운 계약을 맺으시고, 이로인해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는 거룩한 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주님의 계획적이고도 일관성 있는 사랑이 보이십니까? 당신이 만드신 사람들을 구하시려, 죄 많은 인간을 다시금 회복시키려는, 마치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우리를 이끌어주심이 느껴지십니까? 이렇듯 당신의 사랑은 크고도 놀랍습니다. 당신 자신을 제사음식처럼 바치고 계시니까요. 가족이 코로나로 인해 자신도 전염되었다고 원망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주님은 당신의 자녀들을 구하시려 자신을 희생시키는 것을 감수하십니다. 여기서 무엇이 느껴지시는지요? 그런 사랑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