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5주간 금요일. 세계 병자의 날. 1열왕 11,29-12,19; 마르 7,31-37
다들 남에게 말 못할 지병 하나씩 갖고 삽니다. 매번 약을 먹어야 하고요. 검사도 받아야 하니 병을 달고 사는 게 귀찮고 힘겨울 수 있는데요. 하지만 한편으로 그러한 병환 중에 살필 수 있는 게 있지요. 그건 바로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것인데요.
오늘은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요즘같이 위험한 감염이 창궐한 때에 한편으로 이런 것을 살피게 됩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인정하는 지를요. 오늘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치시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요사이 이런 이들이 넘쳐나지요. 다른 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목소리를 내야 할 위치에서 책임있는 말을 하지 않는 이들이죠. 몸이 불편한 것보다 더 심각한 마음의 병이 자신의 행동을 가로막고 있는데요. 다들 높은 자리에서 뭔가 하고 싶어하지만 운좋게 거기에 앉았다 할지라도 제대로 된 행동을 안한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우린 자신을 들여다보려고 여기 왔습니다. 나의 부족한 점을 나 스스로 알기 때문이지요. 애써 감추려 들지만 어떻게든 티가 나고 표가 나는 통에 괴로울 수 있는데요. 그래서 우린 기도합니다. 주님의 그 말씀. “에파타, 열려라” 하는 음성을 듣고 싶어서지요. 병든 우리의 닫힌 마음에 당신이 오시려면, 들어오실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다시 복음으로 돌아갑니다. 병든 이들을 주님께 데려옵니다. 물론 그들 스스로가 주님을 찾아갔으면 다행이었겠지만 현실은 그들 스스로 당신께 갈 수 없기에 주변인들의 도움의 손길이 함께 해줍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먼저 나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이웃과 함께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나가야 합니다. 감춘다고, 숨긴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본인도 힘들고 이웃도 곤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예전부터 성인들은 쉬운 일을 쉽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쉬운 일을 어렵게 처리하는 이들이 많아진 이유는, 스스로가 참다움으로 회복하기 위한 마음이 사라졌고 오히려 그 안에 욕심이 들어차 있기 때문인데요. 참다운 사랑과 치유가 나와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