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 1요한 3,22-4,6; 마태 4,12-25
누군가를 사랑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사랑을 하기 시작하면 일단 상대방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마음 상하게 만들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그 무언가를 찾으려 들고요. 그가 기뻐하는 일을 할 때마다 웃어줄 때, 나 자신도 흐뭇하고 기쁨이 배가가 됩니다.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럼 누구를 기쁘게 하고 싶나요? 그렇지요. 바로 주님입니다. 완전한 주님을 만나며, 내 부족했던 사랑을 채울 수 있고, 배울 수 있고, 그분의 가르침을 실현하며 당신이 기쁘시고 나 또한 기쁩니다. 그럼 주님은 우리가 무엇을 하길 바라실까요? 그렇지요. 바로 그분 마음에 드는 것을 하는 겁니다. 오늘 말씀처럼 계명을 지키고, 실행하며, 당신처럼 살 때, 당신이 내 안에 오십니다. 예수님처럼 복음을 전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 도우며 그렇게 할 때, 나도 예수님을 닮아 살 수 있습니다. 해야할 것을 하니까요.
다음 주 예비자 교리를 준비하던 중, 교재에 실린 사진에 눈길이 갔습니다. 요새 새로이 편찬된 교리서라서 저도 공부하며 보고 있는데, 아프리카 사목을 하는 선교사 신부님 사진과 환자를 진찰하는 의사 선생님 사진이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의사 사진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노숙인과 행려자를 위한 보험 적용이 힘든 이를 위한 영등포 요셉의원의 선우경식 선생님이었습니다. 이분에 대해 여러분도 아시겠고요. 저도 뵌 적 있지만 1945년에 태어나 가톨릭 의대를 졸업하고 2008년에 돌아가시면서 재속회원으로 결혼도 않은 채, 20년을 의료활동을 하며 후원으로만 이뤄지는 순수 무료병원을 여셨습니다. 처음 문을 연 1987년에는 그분의 친구들도 ‘몇 개월 못 갈거다’ 라고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35년간 건재한 것은 가난하지만 하느님의 손길이 계시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 이유는 주님께서 바라시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원하고 바라시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달라는 사람에게 내주고, 정직하게 살면서, 나눠줄 때, 우리의 마음을 보시는 주님은 그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주십니다. 그러기에 주님이 바라시는 일을 해나가야 합니다. 당장에 귀찮고, 하기 싫더라도 단순하고 우직하게 해야겠습니다. 그럴 때 주님이 기뻐하시고 나도 즐겁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