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2주간 토요일
‘빎’ 은 절실함을 뜻합니다. 더 이상 하소연 할 수 없는, 부탁할 사람, 부탁할 곳이 없는 그런 모퉁이의 구석으로 몰리면서 그간 가졌던 생각, 계산적 사고, 예상한 것들이 송두리째 무너짐을 경험한 이가 가지게 되는 고통속에 피어난 가녀린 꽃과 같습니다. 하지만 그 꽃은 결국 때를 만나게 되면 피게 되겠죠.
우리가 바치는 기도는 어떤 상태입니까? 당신을 진정 의탁하고 기대고 있습니까? 아니면 어떤 보험 중 하나입니까? ‘여기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아타겠다’ 는 자세는 이미 사람 사이에도 많이 벌어집니다. 연인 사이, 거래하는 사이, 심지어 가족 사이에도요. 부탁과 거절이 충분히 오갈 수 있는 현장이건만 우린 이미 ‘듣고싶어하는 답’ 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案)이 무산되면 대비할 2순위, 3순위도 마련해둡니다. 이게 지혜입니까? 잔머리입니까? 과연 참다운 매달림의 자세라 할 수 있을까요? 자존심 세우느라 쉽게 발을 빼서는 안되겠습니다. 그건 결국 나 자신의 얄팍함과 가벼움을 증명하는 꼴이 될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