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9주일.

2021. 10. 16. 오후 4: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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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29주일.

 책을 읽다가 옛사람들이 말하는 사람의 3가지 불행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첫째는 소년등과(少年登科)입니다. 즉 어린 나이에 너무 일찍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입니다. 너무 이른 성취로 인해 학업의 더이상 뜻이 없어져 그 이상 진보가 없어지는 것이랍니다. 왜냐하면 공부하는 재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이지요. 둘째로 부모나 친지의 도움으로 좋은 벼슬길에 오를 때랍니다. 애쓰지 않고 남이 못 가진 것을 누리게 되니, 그 위치가 얼마나 귀하고 어려운 자리인지 몰라서 그만 제풀에 무너지기 쉽답니다. 셋째로 재주가 높고, 글쓰는 문장력마저 능한 것입니다. 거칠 것이 없고 꿀릴 것이 없으니, 실패를 모르고 득의양양하다가 한순간에 굴러떨어지는 것을, 3가지 불행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헌데 우린, 옛사람들이 말한 3가지 불행을 불행이라고 말하지 않지요. 오히려 행복이라고 여깁니다. 빨리 성공하고, 남의 도움으로 무혈입성(無血入城)하고, 재주 많은 사람이 되려 하지요. 요즘 사람들이 그런 삶을 원한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얻은 다음에는 어떻게 됩니까? 얻은 것을 정말 귀하고 감사하게 여길까요? 쉽고 빠른 게 항상 좋을까요? 우린 실패한 사람들을 통해서도 배울꺼리가 있는데요.

 오늘 복음의 제자 중 야고보와 요한이 이렇게 청탁을 해옵니다.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주십시오.” 다른 제자들도 있는데 내용은 상당히 대놓고 하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서 제 학생 시절, 시험감독을 하시던 선생님의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얘들아 실력을 키워야지, 시력을 키우지 마라 이른바 컨닝하지 마라는 말씀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당장의 쉬운 방법을 택하려 들지요. 하지만 쉬운 방법을 택하다가, 원래 가졌던 좋은 실력을 잃어버리고, 예전 나보다 뒤쳐졌던 사람보다 못한 결과를 맞이하기도 합니다

 앞서 예를 든 3가지 불행을 가진 이들은 사실 좋은 것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좋은 머리와 부모를 잘 만나고, 재주도 좋았지요. 하지만 결국 남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된 이유는 무얼까요? 무언가를 채우기보다 가진 것을 제대로 잘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린 주님으로부터 뭔가를 받았습니다. 허나 지금부터의 문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리입니다. 높고자 하는 이에게 겸손이 필요하듯, 참된 실력을 키워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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