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9주간 목요일. 여호 3,7-17; 마태 18,21-19,1
예전 서품을 받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입니다. 그날은 봉성체 날이었습니다. 주임 신부님과 나누어 지역을 돌아야 했는데 제가 마침 감기가 잔뜩 들었습니다. 저의 이 상황을 바라본 신부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곽신부님은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쉬세요. 내가 다 하지요’ 당시 30가구를 돌아야 했는데 연세가 제 아버지뻘이셨던 신부님은 그런 배려를 해주셨습니다.
가끔 힘들고 어려울 때, 예전에 받았던 배려의 감사함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살면서 힘들다고 허덕이면서 바로 눈앞에 이익만 쫓으며 삽니다만, 그런 안간힘을 쓰며 살기보다 그동안 받았던 사랑과 배려가 오히려 지금의 나를 키워오고 성장시켜주었는데 우린 그 사실을 쉽게 잊곤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 잘난 맛으로 살지요.
오늘 독서의 상황은 마치 모세가 홍해를 건넌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여호수아는 백성들을 이끌고 요르단 강을 맨땅으로 건너며 그들이 받게 될 ‘약속의 땅’ 으로 들어섭니다. 게다가 주님이 주신 ‘계약 궤’를 메고 갔기에 자신들이 하느님과 함께 하신다는 사실에 힘을 받았을 것입니다. 약속의 땅은 당시 가나안 민족들이 점거하고 있었습니다. 각종 세금 정책 때문에 그곳에 사는 이들은 억압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의와 사랑과 평등한 사회를 주창하신 하느님의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살려고 들어갑니다. 복음은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며 채근하십니다.
그동안 받아왔던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봐야 하겠습니다. 그 기억이 우리의 정신을 잡아 메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