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5주간 화요일

2021. 5. 4. 오후 11: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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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5주간 화요일

 어제 아는 분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예상으로는 꽤나 슬퍼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표정은 편안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내심 의아해 하고 있었는데 먼저 말문을 열어놓더군요. ‘예전 영성가들은 급작스런 일이 다가와도 불안하거나 하는 심리적인 요동이 없이 오히려 잔잔하고 편안했다는데 지금 제 심정이 그런 것 같아요.’ 그동안 병수발을 하며 온갖 일을 다 치러오면서 별별 일을 다 겪으면서 오히려 아무런 감정이 없다면 거짓말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데요. 담담한 말투나 표정을 보아하니 모든 것을 겪고 난 사람의 모습처럼 보여졌습니다. 여러분도 이 심정에 이해가 가십니까?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그런 환경이 나옵니다. 바오로는 돌을 맞아가며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있고요. 예수님은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하시면서 이 세상의 우두머리는 나에게 아무 권한도 없다.” 라며 참다운 승리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오로도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 하면서 사람들을 격려하시는데요.

우리의 마음을 휩쓸리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기분입니다. 당장에 느껴지는 느낌, 분위기가 나를 움직이게 좌우합니다. 하지만 그 기분과 느낌이란 것이 항상 올바른 방향을 가리켜주는 것은 아닙니다. 내 상황을 방어하기도 하고요. 내 생각을 합리화시켜 사실을 인정하기보다는 빠져나오게 만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올바른 생각을 못하도록 막기도 합니다. 기분이나 느낌에 휘둘리지 않으면 그나마 평화로움이 뭔지 알 수 있고요. 내 느낌에 빠지거나 휘둘리지 않으면서 할 일을 수행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없애라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함몰되지 말라는 것인데요. 우린 주님의 말씀을 지키고 수행해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몇 년전 빈민선교사목을 계신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준본당인 그곳은 동네에서 살면서 집에서 인근 주민들과 함께 미사도 하고, 동네에 무슨 일이 나면 주민들을 위해 머리에 띠를 메고 싸우러 나가기도 하는 곳입니다. 헌데 어느 날 tv에 그 신부님이 집회 현장에서 경찰 등의 병력에 의해 팔이 꺾이고 패대기 쳐지는 상황이 방송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얼마 후 명동 성당에서 뵙게 되어 안부를 묻게 되었더니 이렇게 답을 하시는 거였습니다. ‘..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닌데요.. 괜찮아요우린 사명을 위해 나의 삶을 걸어야 하겠습니다. 무던하게 담담하게 이 길을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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