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2주간 월요일

2021. 4. 11. 오후 11:24:14

글자

부활 2주간 월요일. 사도 4,23-31; 요한 3,1-8

 무언가 가진 시스템이 잘 운영되기 위해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규칙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국가에도 법이 있고요. 그 밑에 산하 단체도 서로 합의하고 약속된 규범과, 규칙을 만들어 지킵니다. 그래야 벌어진 사고를 방지하거나 혹시 사고가 생기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이지요. 여러분이 다니고 있는 교회에도 교회법이 있고요. 단체도 제대로 된 활동을 하려고 회칙을 만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고 지킨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규범과 규칙은 실상 벌어지는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는 한계를 갖는데요. 오늘 복음의 경우 니코데모는 바리사이로써 율법학자입니다. 모세를 통해 내려온 율법을 지키는 이들이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가르칩니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여겼던 것을 넘는 차원을 발견했을 때, 이제부터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그가 남들 모르게 으슥한 밤에 찾아와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님 으로 주님을 칭송하지만, 계속되는 주님의 말씀을 그는 잘 못 알아듣고 있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시스템에 갇혀있습니다. 자신이 배운 것, 경험한 것에 갇혀있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열정은 있지만 정작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분이 하려는 사업이 어떤 것인지 알고파 하는 지식은 별로 없었던 셈인데요. 여기서 주님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협조자인 성령을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교회가 그렇습니다. 성령에 의해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가 태동되었지만, 정작 날이 가면서 교회를 보존하고 지킨답시고, 여러 규칙으로 옭아매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배운 교리는 충실하지만, 정작 교리를 넘어서는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가 닥치면 꼼짝없이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한계도 보곤 합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한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때에 교우들을 어떻게 인도해야 하는가? 개인적으로 무능력한 저 자신을 볼 때 마음이 미어집니다. 니코데모가 예수님을 칭송했지만 그 이상을 보는 데는 부족했던 것을 보며, 우리의 상태를 바라봅니다. 그동안 우리가 보지 않았고, 보지 못했던 면을 제대로 바라보고, 참된 결단을 내릴 수 있게 해달라고 성령께 기도해야겠습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