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2주간 토요일. 미카 7,14-20; 루카 15,1-32
시간이 지나야 보이는 게 있습니다. 겪어봐야 이해되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난다고, 경험해본다고 다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엔 깊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그분의 사랑을 얼마나 닮아가고 계십니까?
우린 사랑을 배우러 왔습니다. 하고 싶은, 하기 쉬운 사랑이 아니라요. 이곳에서 말하는 사랑은 안 보이는, 감히 감당해내기 어려운 사랑도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합니까? 젊었던 혈기에, 스쳐가는 생각에, 부모들이 답답하다고 비웃었고, 선배들을 비웃었고, 꼰대라 치부하면서 나는 그처럼 멍청하고 어리석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내가 가진 생각과 가진 사랑은 더 계산적으로 변해가곤 했습니다. 나이가 들고보니 어떻습니까? 실상은 섣불렀던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려고 들었던 것입니다. 미처 깔려있던 헤아리지 못한 그 무언가를, 감히 헤아려보려고 시도하다가 말았던 과거를 돌이켜보며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복음에 나오는 ‘아버지’ 로 대변되는 느리게 보이는, 둔하게 보이는 주님의 사랑을 보면서 요사이 가볍게만 여겨지는 사랑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까? 고민이 됩니다. 기다려준다 한들, 자꾸 시간만 헛되게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꾸 잔소리 하는 것이 싫어져 지쳐버리는 통에 서로의 거리만 멀어진다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주님은 두 가지를 잘 조절하며 보여주셨습니다.
각박해지는 시대이지만, 서로 얄팍하게만 흘러가는 시대라지만, 오히려 우리의 마음을 길게 바라보고, 크게 키워가면서 하느님의 마음을 더 헤아려보고 그분을 닮아가는 시간으로, 내게 남은 시간을 활용해 갔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