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2021. 1. 6. 오후 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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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1요한 4,19-5,4; 루카 4,14-22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남을 속이는 것과 정직하게 대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쉽나요? 술에 취하는 것과 맑은 정신으로 사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자연스럽나요?’ 너무 당연한 질문 같지만 실은 이 안에는 이런게 숨어있습니다. 쉬운 일을 쉽게 가는 것이 성인(聖人)의 길이요, 쉬운 길을 어렵게 가는 것이 속인(俗人)들의 길 이라는 것을요. 사실 예수님의 설교 말씀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소위 배웠다는 사람일수록 더 못 알아듣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 이유는 배웠다는 지식이 마치 비늘이 눈에 낀 것처럼 훼방을 놓기 때문인데요. 있는 그대로로 알아듣지 않기 때문이지요. 노자 70장에도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내 말은 매우 알기 쉽고 행하기 쉬우나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능히 알지 못하고 행하지 못한다.’ 뭔가 비꼬면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뭔지 모를 의도가 깔려있다고 여기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오늘 독서도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그분의 계명은 힘겹지 않습니다.” 십계명의 내용은 다 아는 내용이고요. 당연한 얘기라 말들을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남을 속이는 이들이 있고, 누군가를 죽이며, 도둑질을 합니다. 왜 그럴까요?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자연스런 것을 자연스레 여기지 않기 때문인데요. 당연하고 자연스러우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복음에는 예수님이 이사야 예언서의 두루마리를 펼고 읽으십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정체와 신원성을 나타내는 말씀이기도 하지만, 이게 예수님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닌데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해야할 것이지만 요사이는 하고 싶어하는 것만 하다가 오히려 모든 것을 망치는 예를 보곤 합니다. 쉬운 일을 쉽게 가는 것이 성인의 길 이라면 생각보다 구원의 길은 어렵지만도 않은데요. 지금 현재 나는 무엇에 가로막혀 있는 지 잘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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