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2020. 12. 26. 오전 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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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사도6,8-59;마태10,17-22

  말을 잘한다는 것. 예나 지금이나 부러워할 만한 도구입니다. 사람이 똑똑하게 보이고, 그럴듯한 내용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주목됩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철학, 수사학, 논리학, 논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하여 자신을 그럴 듯하게 만드는데 치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린 알지요. 사람의 가치는 시간이 좀 지나면 드러난다는 것을요. 저 같이 교우를 만나면서 교리를 해설하고 예비자와 비교우를 만나면서 이성적으로 어떤 때는 감성적으로 와닿게 풀어주고 표현하는 것은 영원한 숙제입니다. 그래서 자칫 자기가 가지고 있던 언변술로써 대처하고픈 유혹에도 빠지지요. 작가들이 자신의 글솜씨를 이어가기 위해 매일 몇 장씩이라도 쓰듯이 저같은 사람은 매일 강론을 써야하고 선포해야 합니다. 예전 신부 초기시절 게으르게 살다가 아예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고 쓰여지지 않아 애를 먹었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그 날도 그랬습니다. 미사 20분전까지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다가 갑자기 폭풍같은 메시지가 전송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손이 머리를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악필로 써가면서 다행히 미사는 마쳐졌습니다. 당시엔 위기를 모면했으니 제가 잘난 줄 알았지요. 하지만 좀 지나니 알았습니다. 제가 잘난 게 아니라 하느님이 신자들을 위해 말씀을 보내셨고요. 그러면서 저의 품위를 유지시켜주시면서 미사가 문제없게 해주신 은총이란 것을요. 이런 게 바로 주님의 도구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주보성인인 스테파노 성인은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다.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라고 나옵니다. 강론을 잘했다는 요한크리소스토무스는 그의 저술에서 구약성경에서 7천번을 인용하고 신약성경에서 11천번을 인용했다지만 성경도 없던 그 시절 스테파노 성인은 주님의 생각을 헤아리는 능력이 있었을 것이구요. 주님과 함께 했던 12사도와의 관계안에서 쌓인 자양분이 영이 넘치는 삶으로,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굳센 삶으로 옮아갈 수 있었던 모양입니다.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때라지만 제대로 된 것은 별로 없어보이는 이 혼란한 때에 주님의 생각을 더 헤아리며 짚어 나가는 시간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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