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에페 1,15-23;루카 12,8-12
저와 여러분은 같은 선상에 놓여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평신도이고, 저는 여러분을 책임지는 사람이지만 보이지 않는 주님을 느끼고 참된 음성을 잘 찾아가는 것은 피차 마찬가지입니다. 보이지 않는 성령을 통해 예수님은 교회의 설립을 원하셨고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교리를 잘 모르는 분들 중, 간혹 이런 말씀들을 하십니다. ‘난 하느님, 예수님은 좋아하지만 교회는 그다지 달갑지 않다’ 고요. 만약 이렇다면 성호경을 그으면서 성부, 성자만 부르면서 교회의 중심이요, 교회라는 시스템이 움직여지는 원동력인 ‘성령’을 거부한다는 뜻인데요. 어쩌면 여러분이 보고 계신 이 교회가 너무 시스템적으로 움직이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 인간미가 떨어져 보여 반발감이 있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많은 사람이 제대로 된 곳으로 오류 없이 하느님의 품으로 인도하고자 성경에서 뽑아서 체계적인 교리로 잘 정리하였고요. 그 체계성으로 말미암아 흔들리고 유혹에 빠지기 쉬운 우리를 그나마 구제해 줄 수 있게 해주는데요. 더 나아가 시대가 변하고 달라지면서 근본교리로서 다 설명되기 힘들고 채워지지 않아 보이는 부분을, 성령께서 지금도 활동하시며 채워주시는데요. 그래서 우리는 성령으로 시작된 교회의 설립과 존속, 그리고 상황 변화에 대처하시는 그분의 활동을 늘 기다리며 그분을 찾고 느껴가야 하는데요.
오늘 여러분이 들으신 말씀이 그러했습니다. “영광의 아버지께서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며.. 눈을 밝혀주시어.. 그분의 부르심으로.. 그분의 강한 능력의 활동으로 알게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우린 늘 그분의 움직이심을 감각으로 체득하기 위해 내 안의 있는 영의 안테나를 세우며 찾아가야 하는데요. 그래서 복음도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하신 것도 살면서 당신의 음성을 기다리고 찾는 이는, 자기 삶을 평안하게 관리하며 살기에 불안하지 않는다는 뜻인데요. 난 이미 주님 안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미래는 잘 모르지만 믿음이 나를 지켜주기 때문인데요.
오늘 기념일을 맞이한 성 이냐시오 주교님은 상황이 안 좋았던 초기 박해시대 때에 주님을 알린 분이셨습니다. 그럼 우린 지금의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주님을 느껴가야 할까요? 여전히 활동하시는 성령을 잘 담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