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8주일

2020. 8. 1. 오전 10:03:59

글자

연중 18주일. 이사55,1-3; 로마 8,35-39; 마태 14,13-21

 여러분은 평소에 어떻게 힘을 받으며 사십니까? 뭔가 계속 소진되고 번-아웃(burn-out)을 경험하는 현실에서 충전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요사이 영적으로 아프신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경우, 조금만 있으면 영성체를 하게 됩니다. 주님의 몸을 모시고서 잠시 감사의 기도를 한 후, 미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갑니다. 그다음 여러분이 모신 성체가 여러분의 삶을 어떻게, 어디로 인도하고 있습니까? 그것을 되새기며 세밀하게 들여다 보셨습니까? 아니면 미사의 한 과정이니까 오늘도 무의식적으로 받아보시겠습니까? 이걸 살펴야 우리가 힘을 제대로 받으며 잘 살 수 있는데요.

 오늘 복음은 장정만도 5천 명을 먹이신 기적 이야기입니다. 당신과 함께라면 풍요로운 삶이 가능하다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처음부터 기적을 벌이실 생각은 아니셨습니다. 당신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물론 예수님도 제자들의 재정상태가 좋지 못한 건 알고 계셨습니다. 헌데 왜 이리 말씀하셨을까요? 아마 예수님은 이런 생각이지 않으셨을까요? 제자들은 늘 주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과 함께 하면서 얻었던 힘이 현실 속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을 기대하십니다. 마치 위기속에서 그 사람의 진가(眞價)’ 가 나와야 하듯이 말이지요. 그렇기에 제자들에게 한 번 해보라고 기회를 열어주십니다. 허나 안타깝게도 제자들은 준비가 덜 되었나 봅니다. 그들은 늘 주님과 함께 있었지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이런 말만 늘어놓습니다.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그래요. 맞는 말입니다. 이게 현실이니까요. 하지만 현실만 붙잡도 산다면 무슨 기적이 일어나겠습니까? 우리가 비록 발은 땅을 딛고 살아도, 눈은 하늘을 보며 살아야 하는데요. 그래야만 자기도 살리고 남도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그 사실을 알려주시려 기적을 베푸십니다. 사랑은 비록 없는 현실에서도 실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시려고요.

 오늘은 주일(主日), ‘주님의 날이랍니다. 주님의 날에, 주님이 가르쳐주신 가르침을 되새기고, 음미하고, 그 힘을 받아서 내일부터 시작될 평일 한 주간을 탈 없이 보내려고 여기 왔습니다. 현실을 잘 이기고 극복하려는 힘을 얻으려고요. 하지만 오늘 주님의 날을 단순히 쉬는 날, 노는 날로만 여긴다면 쉬고, 노느라 탕진하고 재미보기에 바빴다면 내일 월요일은 지옥의 시작처럼 여겨지실텐데요. 오늘의 이 시간이 그동안 주님이 주셨던 힘과, 그분이 주신 사랑의 맛을 다시금 찾아가신다면 곧이어 시작될 평일의 삶이 비록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우린 버티고 이겨내고, 없는 와중에서도 남을 돕는 기적의 삶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2

  • 2020년 8월 2일 오후 4:40

    신부님 안녕하세요. 인터넷 검색하다 우연히 이곳 Site 알게 되었고 신부님 글 잘 읽었습니다.

  • 2020년 8월 4일 오후 7:21

    부족한 거 잘 여겨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