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8주일.

2019. 8. 3. 오후 3: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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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8주일.

  살면서 세상의 것들과 작별을 잘하고 있습니까? 우린 늘 예전과의 만남을 잘 끝내고 작별을 잘 할 때, 어른이 되어갑니다. 갖고 있던 핸드폰, 반려견, 학교 친구 등, 시간이 지나면서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수명이 다하면, 잘 헤어져야 합니다. 교회는 그동안 늘 그것을 가르쳐왔습니다. 죽음을 의연하게 맞이하고 현실을 잘 살도록 말이지요. 그래서 묘지가 교회 안에 있어왔습니다. 로마 베드로 성전 안에도 지하묘지에 교황님들이 묻혀있고요. 근처 용산성당 안에도 신부님들이 묻혀있는 묘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젠 시대가 바뀌어 납골당이 서면서 절두산, 흑석동 성당 안에도 안치합니다. 세상이 보기에 혐오시설이라 할 수 있는 묘지를 교회는 왜 끌어안았을까요? 그 답을 예로니모 성인의 그림 속에서 살필 수 있습니다. 지금도 검색창을 치면 예로니모 성인을 그린 그림 곁에는 해골 그림이 많습니다. 순간 섬찟할 수 있지만 여기의 해골은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뜻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세상과 하직 인사를 할 준비를 하면서 살아간다면, 살아있는 동안의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린 천년 만년 살 수는 없는 존재들이니까요. 그래서 오늘 말씀들이 그런 우리에게 주의를 줍니다.

  독서는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라고 외칩니다. 100년도 다 못 사는 우리가 가진 지식과 지혜를, 자기만을 위해 쓰면서 살아간다면 이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지요. 가진 것들을 갖고 저 세상에 갈 수 없으니까요. 복음도 부자가 소출을 많이 거두자, 신나하면서 자기 재산을 더 쌓을 곳간을 세우지만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라며 죽음의 그림자는 웃으며 찾아가지요. 여러분이 뭔가를 많이 가져보지 못했다고 여기기 때문인지, 남을 부러워하며 더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을 제가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나마 갖고 있던 것마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가져봐야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매달 월급이 들어온다지만, 마치 월급 정류소처럼 제대로 관리 못한 채 쓰윽 지나가게만 놔둔다면 그야말로 허무로다 허무를 외칠 수 밖에 없는데요. 세상은 지금도 여전히 흐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린 무엇을 놓치지 않으며 살아가야 할까요? 그것을 잘 붙잡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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