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1주간 금요일
예전 맹자나 순자는 사람의 본성을 ‘성선설’ ‘성악설’ 로 구분지어 설명했습니다만 솔직히 저는 사람이 원래부터 선한 지, 악한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것 하나는 압니다. ‘사람은 약하다’ 는 사실입니다. 어디엔가 높은 자리에 오르고 명망이 올라선 사람들의 첫마음도 실제로는 ‘다른 사람을 위하고 생각’ 하면서 그 자리에 올랐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애를 쓰고, 노력하고, 공부하여 그 자리까지 올랐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즉 신분이 올라가고, 가진 것이 많아지고, 남들의 칭찬을 계속 듣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도취되기 쉽고요. 잘잘못에 대한 구분과 판단이 흐려지고요. 더 나아가 계속 나쁜 선택(惡手)의 판단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본인도 뭔가 예전과 다르게 돌아감을 인식하기에, 여기서 몸부림치며 벗어나려 하지만 오히려 더 늪에 빠지며 가라앉는 경험을 하는데요.
오늘 말씀도 그러합니다. “그가 실천한 모든 정의는 기억되지 않은 채, 자기가 저지른 배신과 자기가 지은 죄 때문에 죽을 것이다.” 그 사람이라고 착한 일 안 해봤겠습니까? 그 사람이 처음부터 이상한 사람이었겠습니까? 하지만 이것 하나는 알 수 있지요.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물들어 갔다’ 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물들어 가는 것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하고 놔두다보면 ‘보통사람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아냐?’ 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건 참 무서운 일입니다. 결국 나중에는 예전 잘했다고 박수 받았던 일조차 모두에게서 잊히게 되고, 비난의 손가락질만 받다가 세상을 하직하니까요. 그야말로 생지옥의 상태이지요. 물론 그는 중간에 자신을 돌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느라 그 기회를 거부합니다. 그 거부가 어떤 결말을 가져올 지도 모르니까요. 게다가 진실을 마주대할 용기조차 없었으니까요.
복음에 나왔습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우린 우리 자신을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물론 하느님이 일일이 우리게 알려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 그러시지요. 마치 화답송 후렴처럼 “주님, 당신이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처럼 뼈와 살을 발라낼 만큼 당신을 가려내실 수 있지만, 우리의 약함을 인정하시며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시는데요. 그러기에 그 기회를 날려 버려서는 안되겠습니다. 평소 성찰을 잘하며 보살펴 가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