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학자 기념일

2018. 12. 14. 오후 12: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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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학자 기념일

 무언가를 배우기 위하여 제일 먼저 필요한 첫번째 조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비용? 준비물인 장비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필요할 만한 것을 먼저 챙기지요. 하지만 정작 필요한 한 가지는 비우는 것입니다. 그럼 뭘 비웁니까? 갖고있던 습관, 남한테서 들었던 정보들, 막연히 그럴 것 같은 나의 선입견들을 비워내야 합니다. 그래야 이제부터 새롭게 배울 것들을 받아들이고 흡수할 수 있지요. 헌데 많은 이들이 이 첫번째 조건을 지키지 않기에 혼란에 빠집니다. 가르치는 선생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지시가 들어가고 있지만 막상 배우는 이들이 예전 것과 결별을 하지 못하고 있기에 계속 충돌이 일어나고요. 그 충돌을 이기지 못해 떨어져 나가거나, 예전에 배웠던 것에서 안주하고마는, 자위하는,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이들이 있는데요. 이런 것은 여기있는 우리들도 해당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들었지만 여전히 나의 방식을 고수하고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이름, 호안 드 예뻬스. 나중에 십자가의 성요한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그는 35살 무렵, 아빌라의 대 데레사와 힘을 합쳐 가르멜회의 개혁을 시도합니다. 왜냐하면 그전까지 가르멜회는 방문객이 계속 드나들고요. 이름만 수도원 같은 모습이었기에 개혁을 감행하지만 당연히 이를 반대하는 수도사들에 의해 납치, 감금이 되어 수도원 감방에 쳐박힙니다. 이 괴로운 시기를 겪던 중, 다행히 그는 '어둔 밤' 의 체험을 하고요. 위대한 하느님을 알려면 무심, 허심의 상태를 걸어야 그분을 만날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결국 순수한 믿음으로 하느님께 나아가야 진정한 영혼이 하느님과 하나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요.

 독서에도 나오지요. "나는 주 너의 하느님, 너에게 유익하도록 너를 가르치고 네가 가야할 길로 너를 인도하는 이다" 그분의 가르침을 잘 받아들이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먼저 자신이 갖고 있던 것을 내려놓는 것이지요. 나와 그분은 다르니까요. 내가 예상한 것과 다른 것을 주시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복음도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 물론 처음 접할 때는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가서 알지요. 과연 그 판단이 꼭 옳았었느냐? 아니지요. 좀 지나봐야 알게되는 것도 있습니다. 당장 안 보이고, 안 느껴지더라도 나의 잡생각이 피어오르더라도 그건 진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신중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조용한 관찰이 필요하지요.

 이번 주부터 예비자들의 첫교리가 있습니다. 다들 나름 원하는 것들이 왜 없겠습니까? 하지만 우린 알지요. 먼저 잘 비워내야 그분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잘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을요. 그들을 보면서  우리도 잘 채워질 수 있도록 먼저 비워내면서 깨달아 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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