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1주 목요일.

2018. 12. 5. 오후 11:02:59

글자

대림 1주 목요일. 이사야 26,1-6; 마태 7,21-27

  요 얼마 전, 여러분도 기억하시는 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 사고 이후, 전 사제연수를 갔었고요. 많은 신부님들이 괜찮냐?’ 는 안부를 물어왔었는데요. 그 사고는 상도 유치원 붕괴사고였습니다. 비록 우리 본당구역은 아니었지만, 가끔 그 유치원을 지나서 상도4동 성당에서 미사를 거행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꼭 남의 일 같지는 않았는데요. 여러분도 뉴스에서 보셨듯이 사고의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그중 하나는 지반이 탄탄치 않은 곳에 지어졌기 때문이었는데요. 오늘 복음에서 들으셨듯이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는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 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여겨보게 됩니다. 우리의 삶과 신앙의 기저엔 무엇이 바탕이 되었을까?’ 라고요. 그것이 곧 우릴 지탱해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2년마다 본당을 옮기므로 아무래도 제일 버거운 것은 이삿짐입니다. 수녀님들처럼 짐이 단촐하면 좋으련만, 그 중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책입니다. 교리를 가르치고요. 요 근래는 사회교리의 비중이 커지면서 각 분야의 책이 더 많이 필요해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갖고 있을 수만도 없지요. 나이가 들면 죄와 짐만 많아진다고 했던가요? 책도 이젠 꼭 필요한 교과서나 경전 위주, 삶의 근간을 잡아주는 것만 남기고, 그동안 참 많이도 버렸습니다. 유행을 타는 것들은 가차없이 버렸습니다. 갖고 있어봤자 내 분야가 아닌 것도 과감히 버렸습니다. 그렇게 버리다보니 정말 중요한 게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요. 버렸지만 뒤늦게 귀중한 것을 알게 되어 중고책방을 뒤지며 소중히 여긴 것도 있습니다. 즉 내게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처음에는 다 필요한 듯 여겼지만, 이젠 나의 삶의 방식을 알았기에 버려도 이젠 아쉽지 않습니다.

  오늘 독서 말씀에 나온 우리에게는 견고한 성읍이 있네. 그분께서는 우리를 보호하시려고 성벽과 보루를 세우셨네처럼 복음에 나온 반석의 비유과 같은 이 말씀은 결국 무엇을 선택하고, 어디에 뿌리를 내리는 가에 따라서, 내가 슬기로운 사람 인지, 아닌 지가 결정되는데요. 그렇다면 정작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하게 정리하는가?를 봐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당신이 말씀하고픈 의도이기 때문입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