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0주간 화요일.

2018. 10. 29. 오후 10:02:55

글자

연중 30주간 화요일. 에페 5,21-33; 루카 13,18-21

  예전에는 뭔가를 배울 때 정식적인 과정을 통해 배움이 이뤄지곤 했습니다. 알고픈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가 필요한 정신적이고 심적인 지평이 갖춰져야 하기에, 당장 얻고픈 것을 바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멀리 돌아가는 느낌의 가르침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기다리지를 못합니다. 이른바 호흡이 짧습니다. 지금 당장 원하는 그것만을 알고 싶어하지, 당장 불필요한 것에는 관심이 없기에, 당연히 학원들도 이들을 위한 입맛에 맞는 것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더 공부를 해보면 압니다. 그 원하는 것이 결국 어느 근원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어디와 연결되었는지를 알아야, 그렇게 원하는 그것도 결국은 어느 부분에 불과했었다는 사실이라는 것을요. 어쩌면 종교도 이와 비슷해 보입니다. 그동안 교리를 듣고 배웠지만 사람들이 잘 와닿지 않는다고 여긴 이유는, 당장 원하는 그것을 바로 알려주고자 하여도 표현이 쉽지  않았고  알고픈 당사자의 이해의 시간이 필요했고요’. 그리고 대다수가 가정의 행복’, ‘건강등을 바라지만 그것이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라는 제 질문에는 많은 분들이 대답을 못하신 이유는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고민의 당사자가 자주 곱씹어 생각하지 않았고, 배운 교리가 가슴에 젖도록 반복하지 않았으며 그저 어떻게 되기 바랬기 때문인데요.

  하느님 나라는 무엇과 같을까?, 하느님 나라는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예수님도 그 답을 바로 말씀하시지 않고,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겨자씨와 같다. 누룩과 같다 면서요. 전혀 상관없어 보입니다. 그동안 그 때마다 다른 대답을 하셨습니다. 어떤 때는 포도나무와 가지다”, “목자와 양이다” “씨뿌리는 사람이야기”, “어린이와 같다.” 등이요. 서기 365년부터 427년까지 활동한 은거시인인 도연명의 오류선생전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책읽기를 좋아하나 깊은 이해를 구하지 않았고, 매번 마음에 와닿는 것이 있으면 문득 기뻐하며 밥먹기를 잊었다.’ 이런 뜻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투철하게 알 생각을 하지 마라. 천천히 젖어들 듯 음미하다보면 저절로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알고픈 것도 아주 새롭지 않고요. 적확하게 표현하기 힘든 것들입니다. 오히려 핀셋처럼 딱 잡아내듯 말할 수 있다면 어쩌면 그건 가짜일 수도 있습니다. 독서에 나오듯 남편이 아내와 서로 사랑하는 자세를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습니까? 살아보면서 느껴가고, 자연스레 잘못을 깨달아 가면서 더 나은 사랑이 나올 수 있는데요. 비록 쉽게 터득하기 힘들고, 금방 얻기는 힘들지만 계속 좋은 것을 시도하고, 퍼뜨리면서 해봐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하느님의 나라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테니까요.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