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욥 19,21-27; 루카 10,1-12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소유물을 자세히 보신 적이 있습니까? 어떠십니까? 꼭 필요한 것입니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까?아니면 불필요한 것을 알면서 그냥 부여잡고 계십니까? 저 같은 경우 2년마다 이사를 다닙니다. 그러다보니 보이는 게 있습니다. 가진 짐들이 필요한 것도 있지만 불필요한 것도 있고요. 다시는 미련두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이사를 자주 다니신 분들은 공감하시지만 이사를 다니면 ‘내가 평소에 어디에 몰두하고 살았었나?’ 를 보게 해주는데요. 그 흔적들이 저를 말해주는 것이기에 한편으로 고맙기도 합니다.
오늘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 기념일입니다. 가난하게 살면서 자연을 노래하고 찬미하던 그를 떠올려보면 예전 아시시의 수도원에서 보았던 그의 다 낡은 수단은 ‘평소 그가 어디에 몰두하고 살았었나?’ 를 알려줍니다. 그건 바로 주님이 가신 길이었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도 그러한 사정을 보여줍니다. 독서는 “내가 기어이 뵙고자 하는 분, 내 눈은 바로 그분을 보리라” 라면서 주님을 따르려는 강한 애정이 드러나 있고요. 복음에는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는 허튼 곳에 눈길 주지 않는, 강한 집중력을 요하는 당신 사명의 정신을 말씀합니다.
우리 삶이 예전보다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여러 가지가 다 필요한 듯 여겨지지만 오히려 가만히 놓고 보면 불필요한 것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참으로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금방 지나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 아까운 시간을 제어하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이 아쉽기만 한데요. 그렇습니다. 그동안 지나온 시간들과 물건들은 내가 평소 어떤 것에 몰두하고 집중했었나? 를 알려주는 좋은 가르침들입니다. 그러기에 이제 새로운 결단이 필요합니다. ‘이것들을 계속 끌어안고 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정리가 필요한가?’ 주님을 따르는 성격 중 하나는 ‘단순함’ 입니다. 받아들이면 형제가 됩니다. 하지만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갑니다. 자~ 우린 기도를 통해 항상 새로운 제시(提示)를 부여받습니다. 그 제시는 지금 현실에 맞는 나를 살리는 길이 될 것입니다. 성인들이 자기의 삶에서 선택한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도 당신은 나에게 무언가를 던져주실 것입니다. 그걸 잘 보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