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2018. 9. 19. 오후 7: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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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순교자들의 피로 여기까지 온 한국 교회는 그야말로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하고요. 오늘은 신앙의 선조들에게 고마운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예년부터 있었던 75일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대축일이 예전보다 등급이 낮아지는 신심미사가 되면서, 새로운 전례력에 따라서 그동안 분산되어 있던 한국 성인들 모두를 위한 대축일로 통합된 날이기도 합니다. 보통 오늘은 순교자들의 얼을 기리고, 그들의 삶을 본받는 강론을 해야 하지만 평상시와는 다르게, 한 배교자의 고백이 실린 자책이라는 20쪽 분량의 글을 소개하며 시작할까 합니다. 그의 이름은 최해두입니다.

  최해두는 서울에 살던 양반이었습니다. 정약종, 황사영 등 교회 지도자급과 교회 활동을 같이하였고요. 주문모 신부님과도 여러 차례 만났던 분입니다. 그러다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그는 피신하지만, 그의 부친이 대신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자수하여, 배교를 하고 유배를 선고받아, 경상도 흥해에서 생을 마칩니다. 그렇게 모범적이지 않은 사람을 소개시켜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가 배교 후, 자기 상황을 포기하기보다는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는 틈새의 빛을 발견했다는 사실입니다. 진복팔단에서 고난을 받는 것이 진복(眞福)이라는 말씀을 기억하고, 유배의 외로움과 천주학 죄인이라는 모욕의 말을 달게 받아들이기로 결심합니다. 능모줄 욕이 이르거든, 평화의 안색으로 고개를 숙이고 감사롭게 주의 은혜를 받으라. 해롭지 아니하리라. 이러하면 어찌 이 괴로운 중에서도 즐거움이 나지 아니하랴.’ 그는 배교로 인해 다른 신자들에게 취급도 못받았지만 오히려 그것을 주님의 은혜로 보고 해롭지 아니하리라라고 씁니다. 고해성사를 볼 기회조차 없던 그에게 힘을 준 것은 바로 통회의 눈물과 아침, 저녁기도였습니다. 그는 통회를 2가지로 설명합니다. 하나는, 지옥을 면치 못할까 두려워하는 하등통회와, 또 하나는, 큰 부모이신 하느님의 마음을 상하게 하여 자식된 도리를 다 못한 것이 서러워 눈물 흘리는 상등통회입니다. 그러면서 그가 배교의 죄를 지어 예수님을 두 번 못 박은 것을 참으로 죄송스럽게 여기는 상등 통회를 통해, 주님과의 다시금 신뢰의 회복의 길을 찾습니다. 유배 후 처음에는 친구도 없고, 책도 없음을 한탄하던 이 배교자가 예수와 성모와 하느님께 아뢰며 힘써 선을 행하면 도와주시는 분이시니, 이보다 더 좋은 데가 없나이다.’ 라며 자신을 성찰하고 통회하는 삶을 통해 자신의 신앙이 이제 하늘로도 덮을 수 없고, 바닷물로도 끌 수 없는 상태로 성장되어 간다고 씁니다. 이처럼 그가 배교한 사실을 탄식하는데서부터 시작한 자책이라는 글은, 통회의 눈물과 귀양살이 속에서 정화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끝에는 자신만의 작은 교리서를 산출해냅니다. 물론 남들은 그를 바라보며 신앙의 실패한 삶이었다 라고 치부할 수 있습니다. 비록 배교를 했지만 오히려 회개를 통한 성찰 속에서, 2의 신앙의 길로 들어갔다면 우린 이 분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욕을 먹으면서 살았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주님이 겪으신 고난의 삶을 통감(痛感)하였는데요.

  사랑하는 상도동 본당 교우 여러분

우린 모범적인 사람만을 칭송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드러내지 못하며 사는 이들도,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습니다. 비록 눈에 띄게 살진 못하지만 그 속에서 주님의 삶에 동참하며 사는 약한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의 선택의 실패가 비록 불명예를 안겨주었지만, 그래서 역사 속에서도 잊혀진 인물이 되었지만, 오히려 자신의 실패를 통해 주님의 고통을 체험하고, 이해하고, 그러면서 자신을 다져간 인물을 보며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오늘 독서와 복음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걸 읽으며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성공과 실패도 결국 당신과의 신뢰속에서 이뤄져 갑니다. 그 확신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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