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7 주일미사.

2018. 10. 6. 오후 1: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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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27 주일미사. 창세기 2,18-24;히브리 2,9-11; 마르코 10,2-16

  동화 같은 이야기를 하나 해보렵니다. 어느 동네에 아주 귀여운 여자 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이웃집 숫염소와 놀다가 친구가 되었는데요. 매일 아침 아이는 잡초와 상추를 뽑아서 염소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둘은 친해져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그러다 어느 날, 아이는 염소의 식단을 바꿔주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상추 대신 허브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런데 허브를 조금 씹어 본 염소는, 향이 강했는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옆으로 쓰윽 밀어놓습니다. 그러자 이를 본 아이는 염소의 뿔 한 쪽을 잡고 어떻게든 허브를 먹이려 애썼습니다. 그러자 염소는 아이를 뿔로 받아 버렸는데요. 처음에는 살짝 받았지만 점차 아이가 집요하게 고집을 부리자 나중에는 아주 힘껏 받아 버렸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그만 비틀거리다가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습니다. 화가 잔뜩 난 아이는 물러서서 염소를 한참동안 씩씩거리며 바라보다가 집으로 가서 다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아이의 아버지가 왜 염소와 놀지 않느냐?’ 고 물으니 아이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염소가 저를 거절했어요.” 지금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내가 맺은 관계를 끊을 수 있는 아주 손쉬운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관계를 가장 손쉽게 끊는 방법은, 바로 내 방식을 고집하면 됩니다. 혹시 친구나 연인, 혹은 부부끼리도 이렇게 하고 계신 것은 아니신지요.

  오늘 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 그러면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 하십니다. 그런데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이혼장을 써주고 아내를 버려도 되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답하십니다. 그건 너희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모세가 그런 계명을 기록하여 너희에게 남긴 것이다. 하느님께서 맺으신 것을 사람이 갈라 놓아서는 안된다.”

  면담을 하다보면 많은 분들이 서로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 하십니다. 제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아요, 저를 무시합니다. 이렇게는 정말 못 살 것 같아요.’... 혹시 말씀하시는 분께 여쭙겠습니다. 상대에게 내 말을 좀 들어줬으면....’ 하면서 다가가시지 않으셨습니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방법은 참 많습니다. 그 중에 대부분은 내 의견이 들어 먹힐 때, 이른바 내가 한 말을 상대방이 들어줄 때 통쾌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것이 좌절될 때 그 때부터 힘들하는데요. 원래 상대방이 내 말을 꼭 들어줄 필요는 없습니다. 나하고 상대방이 예전부터 아무리 친했었다 하더라도, 원래 둘은 서로 다른 성질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하느님이 주셨던 성향이 있음을 잊어버리고, 그저 내 뜻에만 맞춰주기만을 바라다보니 좋았던 관계가 어그러지고 무시되는 듯 느껴지는 사람들을 보는데요. 이것을 받아들여야 우린 해결책이 보이는데요.

 우린 독서에서 이미 이런 단어를 발견했습니다.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에서 말하는 협력자라는 단어입니다. 둘이 지금은 한 몸이 되고 한 식구가 되었지만 각각의 원래의 성향은 계속 그대로 남아있기에 인정해줘야지요. 2독서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만물은 하느님을 위하여, 또 그분을 통하여 존재합니다.” 우린 추구하고자 하는 삶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저 한 집안의 평화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통하여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믿음 속에서 공동체가 일치되는 삶입니다. 그 믿음을 알 때,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이 만나서 이뤄간다는 것이 진정 기적임을 알면서 기뻐할 수 있는데요.

  사랑하는 상도동 본당 교우 여러분!

한 가족끼리, 한 집안끼리도 각기 다른 성향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지난 명절을 통해서도 체험했습니다. 그럼 협력자인 우린, 서로에게 무엇을 도와주고 있으신지요? 그저 내 고집만을 강요하고 계신 것은 아니신지요. 차분하게 서로의 성향을 인정해 줄 때, 진정한 평화가 어떤 것인지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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