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4주간 화요일.

2018. 11. 27. 오전 11:50:19

글자

연중 34주간 화요일. 묵시 14,14-19; 루카 21,5-11

  그동안 내가 세우고, 일으키고, 만들어왔던 것이 결국 무너지거나, 훼손되거나, 사라지면, 맨 처음 드는 감정은 상실감일 겁니다. 마치 잿더미 위에 앉은 듯 허망하게 이 모든 것을 바라보겠지요. 하지만 어떤 때는 사라지고, 없어져야 새로운 것이 설 수 있게 된다는 말씀을 드리면 어떻게 들리십니까? 사실 새로움을 모두가 바라는 바이기도 하고요. 기대감이 샘솟곤 합니다만, 문제는 그 새로움의 방식이 내가 예상한, 내가 바라는 방향과 다르게 다가올 때, 뭔가 두려움이나 불안함에 떨게 됩니다.

  오늘 독서처럼 낫을 대어 수확을 시작하십시오. 포도가 다 익었습니다.” 라는 말씀에서 추수하는 추수꾼의 입장에서는 그 때가 왔다는 것이 보이지만, 포도의 입장에서는 아직 그 때가 아니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밭을 일구며 경작을 해온 사람은 알지요. 그렇게 놔두다가는 포도의 껍질이 터지고, 속은 물러지는 상황이 발생된다는 것을요. 복음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성전을 두고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 고 경탄을 합니다만, 당신은 초를 치듯 말씀하시죠.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분명 듣기에 달갑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세상의 질서와 순환은 세움과 무너짐을 반복하면서 그 과정 중에 뭔가 큰 것들을 체험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영원함을 찾지만 그것이 세상에서는 다 이룰 수 없음을, 가질 수 없음을 깨닫는데요.

  내가 예상한 것과 다르게 흘러가더라도 실망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움의 다른 방식이 시작되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된다고 해서 내 인생이 끝장나는 것도 아니기에 두려워 할 것도 아닙니다. 다만 알렐루야에 나온 노래처럼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이러한 충실성이 평소 잘 이뤄지고 있다면 담담하면서 지혜롭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