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5주간 금요일. 이사 38,1-8; 마태 12,1-8
많은 분들이 세례를 준비하면서, 세례식을 통하여 결심과 다짐을 합니다. 그 내용은 주로 ‘끊어버리겠다, 새로움을 위해 비우겠다’ 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예전 해왔던 행동과 관습을 버리고, 새로운 가르침으로 채우겠다는 마음을 먹습니다. 헌데 그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무엇이 보이십니까? 혹시 이런 것이 보이지 않으십니까? ‘내가 버렸다고 여겼는데, 시일이 지나니, 버렸던 것을 아깝다고 생각했는지, 다른 것을 통히여 또 무언가를 채우고 있는 자신’ 을요. 당연히 예수님이 원한 방법과 결실이 아닌 것을 통해 채웁니다. 예를 들자면, 이제 교회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적응이 되기에 ‘신부님, 수녀님, 단체장 등 남을 험담’ 하거나 ‘자기 위치에서 교회 재산을 사적으로 도용하고 이용’ 하거나 하는 행동들이 빚어지는데요, 이런 시도와 행동이 예산신청서와 결산서에 그대로 나와 있기에 저도 알게 됩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결국 이런 것을 알게 됩니다. ‘나는 버렸다고 여기는 순간, 또 다시 어떤 것을 통해 채우려 들고 있었다’ 는 사실을요. 좀 무섭지 않습니까?
이냐시오의 영신수련에 보면 ‘원리와 기초’ 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을 모든 피조물에 치우치지 않게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병보다 건강을, 가난보다 부를, 불명예보다 명예를, 단명보다 장수를 원하지 않으며 우리가 창조된 목적으로 우리를 이끄는 것만을 바라고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 여러분도 동의하십니까? 많은 이들이 신앙을 가지면서 건강과, 부와, 명예와, 장수를, 원하지만 실은 이런 것을 바라지 말라는 말에 동의하시냐구요? 여기서 우리가 신앙의 방향을 다시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낍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버리고 포기했기 때문에 채워주시는데 반해, 우리는 채우기 위해서 일단 버림을 선택했다는 차이점을 봐야하는데요. 채워주시는 것은 오로지 당신의 영역이고 당신의 자유이신데, 우리는 그것마저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니까요.
오늘 여러분이 들으신 독서와 복음 말씀은 당신의 일을 하면서 얻는 기쁨입니다. 당신을 위해 포기하고 헌신했기에, 그제서야 허락됨을 얻는 획득의 기쁨인데요. 뭔가를 깔면서 기도하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드리고 바치는 삶을 살 때, 그제서야 허락을 얻는 체험이 뭔지 아는 기쁨의 길을 가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