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 사제 성화의 날.
호세 11,1-9; 에페 3,8-19; 요한 19,31-37
다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아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그 마음은 과연 현실로는 어떻게 빚어지고 있을까요? 그 마음은 자칫 ‘손해 보는’ 모습으로 보여져서, 쉽게 따르기 어렵다고 말을 할 수 있겠습니다. 복음에서처럼 십자가 위에서 완전한 죽음에 이르시며, 게다가 그 죽임을 확인하기 위해 창끝에 또 찔리는, 이른바 ‘시신 훼손’ 에 까지 이릅니다. 이런 꼴 당하는 것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하지만 결국 이런 것을 알 수 있지요. 그 낮음의 자세를 통해 ‘무한한 사랑’ 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주셨고요. 우리의 차원을 뛰어넘는 계획과 지혜는 “나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라는 2독서의 말씀처럼, 당신의 뜻에 충분히 젖어들 때, 그제서야 이해되고, 승복되는 차원이기 때문에, 성령과 믿음을 그분이 허락하셔야, 우리들의 인식과 생각도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마침내 깨닫게 됩니다.
오늘 사제성화의 날을 지내며 저를 바라봅니다. 신부로 살면서, 교회밥을 먹은 지 20년이 되면서 또 한 번 알게 됩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약속을 했었고, 또 그런 삶을 실천도 했지만, 제 삶을 돌아보면 인간적으로 욕심을 부렸었고, 한편 가능할 수 없던 일을 가능케 이뤄주시는 기적 같은 일들도 경험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1독서처럼 아이를 사랑하는 어버이처럼 “볼을 비비고, 걸음마를 가르쳐주고, 팔로 안아주고, 몸을 굽혀 먹여주시는” 당신의 보살핌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렇게 받은 사랑이 있었기에, 늘 한결같이 다른 이에게 사랑을 쏟으시고 관심을 기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사는 것만이, ‘내가 나임을’ 스스로 증명해낼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진정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이제 우린 ‘내가 가진 힘’ 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부어주신 힘’ 으로 살아갈 때에야 비로소 나의 삶의 미래도 더 자신있고, 떳떳하게 주님의 사명을 예전보다 더 잘 이루어 가리라 믿습니다. 여러분.. 저를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저도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