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2주간 토요일. 사도 6,1-7; 요한 6,16-21
저야 서울교구 신부로 살고있지만 가끔 지방 교구 신부님들의 생활을 들으면 짠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본당이 가난하기에 사무장, 관리장이 없는 경우나, 식복사가 없어 홀로 끼니를 해결하시거나 모금을 하러 다니는 모습을 봅니다. 그래서 쉬는 월요일에 작정을 하고 삼시세끼를 다 요리해서 먹어보기로 결심 했습니다. 물론 남에게 대접하려고 한 것이 아니기에 모양새나 맛은 볼품 없지요. 먹고 살려고 했으니까요. 재료를 사고, 다듬고 준비하면서 걸리는 시간이 엄청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아.. 기도하면서 요리하면서 다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구나’ 를 느낍니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내려면 자기 혼자 하기도 해야 하고요. 또는 부탁하기도 해야만 하는데요.
오늘 독서가 현실에 부딪힌 그런 경우입니다. 공동생활의 배급에서 소외받는 이들이 생기자, 12사도들은 기도와 말씀봉사에 전념하고, 나머지 것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7명의 부제를 뽑습니다. 이른바 공동체가 살기위한 더 나은 방편을 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본당 신부가 사목활동을 잘하고자 사무원을 비롯해 본당의 직원을 채용합니다. 이들은 신부님을 도와주고 교우들의 불편함을 해결코자 있지요. 하지만 가끔은 이들을 무슨 몸종 부리듯이 대하는 사람을 보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서로를 도와주려고 있는 이들이기에 존중해줘야 하는데요.
서로의 상황은 다르지만 우린 현실을 살아내야 합니다. 이 현실이 어떤 때는 막막하고 불안하게 여겨져서 억지로 무언가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몸부림이 오히려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그럴 때 오늘 복음이 떠오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면서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는 곳에 가 닿았다.” 라고 나옵니다. 이들이라고 왜 두렵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억지스러움이 아니라 믿고 의지할 때 나도 모르게 무언가가 풀려있고 해결되는 것을 만나기도 하는데요. 우리의 의지와 노력도 필요하지만 나머지는 당신께 잘 맡길 때, 비로소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