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스바 3,14-18; 루카 1,39-56
얼마 전 성령강림대축일이 있었구요. 그 성령이 성부 하느님과 성자 예수님의 힘과 뜻하심이 다 같은 하나이신 분으로 동일하다는 삼위일체대축일도 지냈습니다만, 과연 대축일의 그 의도대로 그 교리를 가르치고 있는 교회의 마음과 하나로 합쳐지는 생각이 드십니까? 그 축제를 지냈음에도 현실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를 잘 모르겠다고 여기신다면 여러분 입장에서는 꽤나 답답하실 것 같을텐데요.
일단 오늘 여러분이 들으신 말씀을 토대로 여기 나온 인물들은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보겠습니다. 독서에 나온 스바니야 예언서는 성경에서 분류할 때 12소 예언서에 분류되는 분량도 작은 예언서입니다만, 거기에 나오는 이야기는 여느 긴 내용이 못지않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오직 하느님께 의지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바니야 예언자가 활동하던 당시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왕국인 유다 왕국은 주변의 앗시리야와 이집트의 강대국 사이에서 끼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마치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있는 대한민국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그는 이렇게 열변을 토합니다. “주 너의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 가운데에 계시다. 그 분께서 너를 두고 기뻐하면 즐거워 하신다.” 라면서 곧 만나게 될 구세주를 통해 자신들이 해방될 것임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렇게 되지요.
복음의 내용도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엘리사벳은 늦은 나이에 임신을 했기에 주변에서 쑤군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었을 것이구요. 성모님도 갑작스런 임신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기뻐합니다. 엘리사벳은 성모님을 보고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성모님은 “주님은 비천한 이들을 들어높이셨고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는 분” 으로 증언합니다. 솔직히 이들이 주님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이런 말을 하는 지 잘은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나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과 함께라면, 현실이 비록 녹록치 않아도 나는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저는 당신을 확신합니다.’ 이런 생각이 그들 자신을 살렸는데요. 여러분은 어떠하십니까? 숨을 쉬며 공기를 느끼듯, 하느님의 기운을 느끼며 오늘도 보내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