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1주일. 에제 17,22-24; 2고린 5,6-10; 마르 4,26-34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리며 시작하겠습니다. 이 이야기가 어떤 뜻인지 맞춰보시기 바랍니다. 아랍의 한 사내가 드디어 총리가 되었습니다. 하루는 궁정을 거닐다가 난생 처음, 왕궁에서 기르는 애완용 ‘매’를 보았습니다. 살다보니 별 희한한 ‘비둘기’도 다 보겠다며, 그 사내는 가위를 가져다가 매의 발톱과 날개와 부리를 싹둑싹둑 잘라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야 제법 점잖은 새처럼 보이는구만. 사육사 녀석이 널 소홀히 했던게야”...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십니까?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 지를 여쭙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원래 모습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남보다 이게 못하네, 저게 부족하네..’ 하면서요. 물론 그런 면이 있긴 합니다. 그래서 남의 잘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게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됩니다. 자연을 바라보고, 동식물을 보십시오. 초식동물이 육식동물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냥 있는 자기 자신을 인정하면서, 거기서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방법을 강구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렇게 받아들여야만 하는데요. 앞서 애완용 매의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그런 생각이 드셨을 것입니다. 남이 바라는 바대로 휘둘리고 맞추기보다, 하느님이 심어주신 원래 가지고 있는 내 모습으로 살아갈 때, 가장 나다운 내가 될 수 있고요. 거기서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는데요.
오늘 말씀은 그러한 이야기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것을 받아들인다면, 거기에서부터 은총이 어떤 것이었는지,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1독서에 하느님이 말씀합니다. “내가 손수 높은 향백나무의 꼭대기 순을 따서 심으면...(거기서) 햇가지가 나고 열매를 맺으며 훌륭한 향백나무가 되리라. 그제야 들의 모든 나무가 알게 되리라.” 면서 당신이 직접 골라 심은 나무가 어떻게 커 갈 지를 예고하시구요. 복음에는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며 처음에는 보잘 것 없어보였지만, 꾸준하게 뿌리를 내리고 주님 안에서 쉼 없이 자기를 독려하며 자라면, 남 부럽지 않는 나무가 되는 것이 ‘하느님 나라’ 만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면서 2독서에는 “저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 몸으로 한 일에 따라 갚음을 받게 됩니다.” 라며 결국 우리 자신의 처지와 행동을 통해서, 그것을 느끼는 정도에 따라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사랑하는 상도동 본당 교우 여러분.
저는 행복합니다. 저는 교황님이, 주교님이, 주임 신부님이 부럽지 않습니다. 높은 자리를 원했다면 아예 처음부터 다른 것을 했을 겁니다. 저는 신부가 되길 바랬고요. 그 신부가 의무적이지만 당연히 해야 할, 성당에서 교우들을 직접 만나고, 고충을 들어주고, 기도해주고, 해결해주는 이 삶이 좋습니다. 물론 항상 성공만 하지는 못합니다. 제가 이해심이 부족해서, 능력이 딸려서, 제도가 개선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원하지 않아서 좌절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20년 전, 10년 전의 모습과 다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제가 직접 느끼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면서 주님의 깊은 맛을 더 알아가고 있고요. 달라지는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예전보다 의연하게 대처합니다. 그리고 그로인해 변화되고 성장해가는 교우분들을 바라보며 기뻐합니다. 저는 제 방식대로 행복합니다. 누구는 ‘자아도취다, 그야말로 스스로 뻑이 간다는 ‘자뻑’’ 이다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만나고 있음을 저는 확신합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인생에서 하느님을 통해 만들어주시는 여러분만의 삶을, 잘 성장시켜 가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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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1주일. 에제 17,22-24; 2고린 5,6-10; 마르 4,26-34(어린이 미사)
신부 :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상도동 성당에 온 지는 벌써 4개월 째 되었는데요. 이제야 여러분 께 인사를
드리네요. 오늘 첫 만남이라 좀 쑥스럽기도 하고 해서요...친구 한 명을 데려왔는데..
괜찮겠지요? 자.. 봉달아 인사해...
봉달 :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 봉달이라고 해요...
저는 그렇다치고... 근데 신부님은 왜 이제야 인사하세요?
아휴.... 인사성이 너무 없으세요~~~ 그렇게 사시면 안되죠...
신부 : 알았어.. 알았어.. 다 내가 잘못했다.. 인정한다......(고개를 가로저으며)
이 녀석은 너무 직설적이야....
봉달: 뭐하세요? 신부님... 빨리 강론 하셔야죠... 애들 기다려요..
신부 : 알았다.... 자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행복하세요?
봉달 : 아이 신부님... 뜬금없이 행복하냐? 고 물으시면 뭐라고 답해요?
저도 제 인생 모르겠는데요....답이 안나와요..엄마가 얼마나 시키는 게 많은지
정신이 없어요.. 미사 끝나면... 학원도 가야하는데...
신부 : 그래요.. 모두들 바쁜 거 알아요? 근데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님이 하느님 나라를 설명하시잖아요?
봉달:아~~ 그 겨자씨의 비유요? 저 그거 알아요.. 씨는 무진장 작은데..
나중에 나무는 커진다는 얘기죠?
근데 신부님 겨자소스를 그걸로 만드나요? 스테이크에 발라 먹으면 맛있 던데요...
신부 : 물론 씨는 참 작지요... 만약 이것만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우리 기분은 어떨 것 같아요?
봉달 : 뭐... 작기 때문에... 남이 가진 게 부럽고 그렇죠? 제가 갖고 있는게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니까요....
신부 : 맞아요. 처음엔 너무 작고 보잘 것 없어서.. 버리고 싶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잘 보살펴주고 기르면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여러분이 가진 것도 잘 보살
피 면 큰 것을 얻을 수 있어요.. 그럼 봉달이는 지금 어떤 것을 갖고 있어요?
봉달 : 음.... 음.... 가끔 저의 엄마가 이렇게 말씀하세요..
‘너는 내 자식이지만... 참.. 왕싸가지라고요...’ 그런데 저의 담임 선생님은
똑같은 것을 보면서 그러서요.. ‘봉달이는 남이 생각하지 못한 생 생각을 잘하는구
나...’ 하면서 칭찬하셔요...
신부 :그래요.. 사람들이 우리 봉달이를 처음 대할 때는...
남과 좀 다르다고 여길 수 있지만.. 좀 대화해보면..
독특한 생각을 하기에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게 참 좋던데요?
봉달: 그래요?... 저 기분 무진장하게 좋아요.. 히히..
신부 : 여러분도 하느님이 주신 것을 잘 살펴서 키워가시길 바래요... 안녕~
봉달 :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