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4주간 목요일. 호세 11,1-9; 마태 10,7-15
가끔 무서운 분으로만 알았던 분이 차분하게 하나하나 일러주실 때가 있습니다. 어려운 분으로만 알았는데, 막상 질문하면 나긋한 어조로 말씀하실 때, 내용도 내용이겠지만 그 자세에서 오히려 감동이 묻어날 때가 있는데요. 제게도 그런 은사 신부님이 계십니다. 어렵고 무서운 분으로 학생 때는 알았기에 별로 다가가지 않았지만, 막상 신부가 되어서 같은 본당에 살면서 여러 질문도 하고, 방법도 여쭤보면 소문과는 다른 분임을 알게 되는데요. 그 경험을 하면서 알았지요. 남들의 말에 휘둘리면 안된다는 것을요. 직접 부딪혀 봐야 된다는 것을요.
오 늘 예수님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하시면서 ‘이럴 때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씀하시는데요. 그 광경을 묵상하다보니 사랑스러운 예수님의 모습이 보여집니다. ‘분명 나가서 복음 전파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배운 것하고 다를 텐데..’ 하는 안쓰러운 어른의 모습이 보입니다. 독서에도 그런 모습이 나오지요.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왜 안 그러셨겠습니까? “내가 걸음마를 가르쳐주고, 내 팔로 안아주었다..” 는 말씀처럼 애지중지 키우셨을텐데 말이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졸업하면 이런 말을 쉽게 내뱉곤 하지요. ‘학교에서는 다 쓸모없는 것만 배웠어’ 라고요. 그런 생각을 하기에, 요사이 젊은 친구들이 배운 것을 사회에 적용하면서 적응하지 못하고, 쉽게 포기하거나 자기 생각대로 회사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불평을 합니다. 또 직장에 들어가더라도 1년도 안되어서 나오곤 하지요. 물론 나름의 사정은 있겠습니다만, 어떻게든 판단을 빨리 내리며 거기서 빠져나오기만을 바라는데요.
사실 세상은 배운 데로만 움직여지지 않지요. 일단 이 세상을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하느님은 배운 것을 토대로 우리가 잘 적응하시길 바라십니다. 좀 진득하게 다시금 바라보면서 하나하나 해나간다면 조급함에 일을 그르치지 않을 것이고요. 불안함에 자신을 힘들게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