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주간 월요일

2018. 1. 27. 오전 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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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3주간 월요일 (지구보좌신부님들과 성지순례 갔을 때)

 지구 신부님들 안녕하십니까? 나이만 많은 곽희태입니다. 제가 일본어는 못하지만 하이쿠라는 17글자로 된 한 줄 짜리 시를 좋아합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3단락으로 되는데요. 그 중 잇사라는 시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천황치세여

우거진 수풀아래

그리스도교 불상

  우리나라보다 긴 박해가 이어지면서 예수님 성상을 숨기기 위해 부처님 형상으로 위장한 것을 보고 쓴 시라는데요. 문득 이것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해봤는가?’ 라는 물음이 던져졌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매번 비슷한 시간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삶의 연속은 순간 흐트러지기도 쉬우니까요. 요사이 저는 7번째 임지 이동시기에 놓여있습니다. 돌아보면 교우들을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했고요. 교회를 질서를 잡는답시고 엄하게 대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큰 본당에서 1보좌, 부주임을 하면서 어르신 신부님과 갈등이 있던 적도 있고요. 이런 좌충우돌의 시간을 보내며, 아 그래도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는구나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절 이끌어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가끔 이 부족한 신앙심으로 뭘 해야 할까? 고민하는데요.

  독서에서 다윗은 하느님의 힘으로 기름부음을 받고 있고 주변을 점령하고 있고요. 예수님은 아군 같지만 적군 같은 율법학자들에게 성령을 통한 하느님의 현존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저희도 부르심으로 선발되고 지금 이렇게 신부가 되었지만 사실 더 중요한 사항은 받은 은총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위기가 닥쳐왔을 때 잘 이기는 방법을 터득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제 막 이곳에 도착했기에 어떻게 되어갈지 모르지만 이번 일정이 개인적으로는 받은 신앙을 잘 지키고 교우들에게 그 신앙을 잘 전달하기 위해 큰 계기가 되어주리라기대를 해봅니다. 후배 신부님들을 바라보는 저도, 신부님들이 이미 받은 당신의 은총을 잘 관리하면서 꺾이지 않으며 이겨나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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