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주간 화요일. 1사무 16, 1-13; 마르 2,23-28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감(感)은 좋으십니까?’ 무슨 말이냐고요? 사실 종교인들은 세상이 말하는 학력, 경력, 학연, 지연 등의 스펙과 연(緣)줄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래야 보이지 않는 성령을 느낄 수 있고요. 그 분의 섭리와 인도하심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예전 성직자, 수도자 중에는 문맹인 분도 있었고요. 학교를 못 나온 분들이 오히려 통찰력 있는 안목을 가지고 주교님 등을 키워내신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감(感)이 좋으신 분들이지요. 하지만 교회도 어느 사이엔가 시스템화가 되다보니, 이런 영(靈)이 맑고, 감이 좋은 분들을 찾고 기르기보다는, 정규 코스의 학위를 딴 학위자나 전문가들을 더 믿습니다. 그리고 그런 학교를 다녀오라고 시키지요. 하지만 우린 또 압니다. 학위가 있다고 그 분야를 잘하는 것과는 별개라는 사실을요. 물론 그 분들을 폄하하려고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교회 안에도 유학까지 다녀오며 어려운 공부를 하신 분들이 있지만, 오히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분도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 지, 예전 제가 서품을 처음 받았을 때, 우연찮게 수사님 한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런 부탁을 하시더군요. ‘제발 부탁하는데요. 강론 좀 잘해주세요’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 그분 자신이 평수사라서 사제서품은 못 받았지만 그래도 듣는 귀는 있기에 수도원 내에서 있으면서 정성스럽지 못하고, 깊이가 없는 강론이 못마땅하셨나 봅니다. 저도 10여년이 지난 지금, 개인적으로 바라는 바가 있습니다. 저 같이 평범한 신부가 잡아야 할 것은, 오직 하느님의 영의 흐름을 파악하는 길뿐이라는 것을요.
오늘 독서에 사무엘은 왕을 찾아 다시 길을 나섭니다. 이미 세웠던 사울왕은 이미 첫마음을 잃었기에 하느님의 마음과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사이의 아들들을 쭉 둘러보지만 이때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오지요. “겉모습이나 키 큰 것만 보아서는 안된다. 나는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 그러면서 7명의 아들들을 퇴짜놓습니다. 결국 막내 다윗의 선한 마음을 보시고 선택하시지요.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제자들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할 만큼 나약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나약하고 배운 것 없는 제자들을 이끄시며 ‘당신의 사람’ 으로 변화시키시는데요.
우리는 오늘도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요. 사람들 중에서 잘 고르는 안목을 키워야 하고요. 그들의 숨은 생각도 읽어내야 합니다. 당연히 어려운 일입니다만, 그래야만 하는데요. 이 안목을 기르는 일과 지혜를 키워내는 영역은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지요. 그러기에 오늘 알렐루야처럼 “저희 마음의 눈을 밝혀달라” 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