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6주간 목요일. 탈출기 19,1-20;마태오 13,10-17
무언가를 시작할 무렵 여러분은 어떤 모습으로 준비를 하십니까?
최진연님의 시. ‘소낙비 올 무렵’ 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들판을 파도쳐 오는 바람에
허리가 꺾일까 봐
키 큰 미루나무들은 준비운동을 합니다.
낮게 낮게 밀려오는 새까만 구름을 보고
풀잎 높이뛰기를 하던 청개구리들이
다가오는 것들에 대한 대비를 하는 자세는 이렇듯 자연의 모습에서부터 읽을 수 있는데요. 그럼 우리들은 어떻게 당신을 모시려 하고 있습니까?
오늘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십니다. “오늘과 내일 그들을 성결하게 하고 옷을 빨아 셋째 날을 준비하게 하여라. 바로 이 셋째 날, 온 백성이 보는 앞에서 주님이 시나이 산에 내릴 것이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의 자세를 갖추기를 바라시는 내용인데요. 마찬가지로 복음에서도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하십니다. 처음부터 우리의 모습이 이랬던 것은 아닙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보고 맛들여라.’ 라는 말씀처럼 당신을 맞이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느꼈기에 자연스레 행복해진 것입니다. 그런데 옛 백성들이 준비하는 날을 맞이하듯, 또 우리는 그 행복을 더 느끼기 위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까?
사람은 시간과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관심도가 지금 어디인지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 관심도를 잘 살펴보면 나는 당신을 어떤 자세로 초대할 수 있는 지 알 수 있는데요. 노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방은 비어있어야 쓸모가 있고, 항아리는 텅 비어야 쓸모가 있다고요.’ 나를 비워낼 때 찾아오시는, 충만히 채워주심을 당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워내고, 버리고, 목욕하듯 씻어내는 준비 속에서 참다운 그 사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