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4주간 목요일

2009. 7. 9. 오후 1: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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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14 주간 목요일. 창세기 44,18-45,5;마태오 10,7-15

사람들은 무언가 가득가득 채우기를 원합니다. 집에 금고가 있으면 뭔가 중요한 것으로 채우려 하고, 부엌이 있으면 온갖 살림살이로 채우려 합니다. 그리고 사람도 꽉 차게 보이기 위해 온갖 정보와 지식을 그 안에 넣으려 오늘도 공부를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채울 수 있는 것도 실은 그 안이 비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요.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수레의 바퀴살이 여러 개이나 그 안이 비어있어야 쓸모가 있고, 찰흙을 빚어 항아리를 만들 때 가운데를 비게 해야 쓸모가 있다. 문과 창을 뚫어서 방을 만드나 그 방 안이 비어 있어야 방으로서의 쓸모가 있다.” 라고요. 그러면서 덧붙입니다. “‘있기 위함’ 이 존립하려면 ‘있음’ 만 가지고는 불충분하고 ‘없음’이 있어야 그 용도를 다 할 수 있다고요.” 그런데 우린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자꾸 채우기에만 급급한데요.

오늘 복음에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라면서 오히려 준비물은 가져가지 말랍니다.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순간 어쩌자는 것인지 파악이 안됩니다. 당장 여행을 가더라도 가방을 꾸리는 게 첫 순서인데 그것을 하지 말랍니다. 아마 주님이 하지 말라는 것을 기어이 하면서 시작한다면 당장에는 잘 될 것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주님의 계획이 어떤 것인지 무엇을 채우며 가야할 것인지 분별력은 사라져갈 것입니다. 오늘 독서의 요셉은 형제들과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눕니다. 형제들에게 눈에 가시 같은 요셉인지라 팔아 넘겼지만 오히려 그 사건으로 모든 가족과 이스라엘인들을 살리는 계기가 됩니다. 요셉도 외로이 젊은 시절을 보냈고 어려운 시절도 견뎌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오직 하느님이 주신 말씀의 지혜만을 섬겼기에 모든 이가 그를 믿고 좋아하게 됩니다. 자신이 비어 있음을 알 때 참으로 채워주시는 분이 누구인가 그는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이 생긴 지 몇 천년이 지났지만 그 모습은 예전이나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린 차별된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어떻게 달라져야 할 지 잘 헤아려 보십시오. 주님은 그 답변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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