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2주간 금요일

2009. 6. 25. 오후 11:56:59

글자

연중 12주간 금요일.창세 17,1-22;마태오 8,1-4

 여러분 앞으로 장애자 한 사람이 다가온다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누군가는 그런가보다 하고요. 누군가는 측은하게 여기고, 또는 영락없이 피하는 사람들까지... 그야말로 사람으로 대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영화 벤허에도 보면 마을에 다가오는 나환자들을 향해 돌을 던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지금은 그렇지는 않지만 이미 마음속으로 돌을 던지는 모습들도 볼 수 있는데요. 그들.. 참 외롭겠지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에게 기쁘고 좋은 일만 생기길 바라지만, 인생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어렵고, 힘든 상황을 당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다른 사람과 세상을 탓하며 마음속에 원한을 품거나, 또는 내 능력 부족이다’, ‘내가 지은 죄가 많아서 이런 험한 꼴을 당하는구나...’ 하며 자기를 탓하면서 점점 더 절망 속에 빠지기도 합니다. 아마오늘 복음에 나온 이 나병 환자도 그런 과정을 거쳤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와중에서 마지막이라는 마음을 품고 주님 앞에 달려가 외칩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보다 장애 많은 그는 주님의 진정성을 보았습니다. 주님이시면 할 수 있으시다는 믿음. 말입니다. 그런데 우린 정작 그것을 보지 못할 때가 많아 보입니다. 장애자와 오래 생활했던 어떤 수녀님이 쓴 글 중에 이런 대목이 기억에 남습니다. 너야말로 틀림없이 장애자가 아니냐? 가까운 형제를 받아들이는 데에 너무나 좀스러운 정서 장애’, 작은 애착 하나도 끊지 못해 온몸이 쑤셔오는 지체장애’, 항상 남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시각장애’, 충고의 말을 듣기 거북해하는 청각장애’, 칭찬과 격려의 말에 아주 서툰 언어 장애 이라고요.

  이런 관점이라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장애자이고 나병환자일지 모릅니다. 그저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을 뿐이지요. 그러기에 매일 매일 우리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보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용기 있게 주님께 나아가 무릎 꿇고 치유를 간청할 수 있는 은혜를 청하여야 하겠습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