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1주간 수요일. 이사 25,6-10; 마태 15,29-37
예전 교회에는 이른바 ‘밀가루 신자’ 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렵지만 그 당시에도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먹을 때에만 오는, 뭐 줄 때만 찾아오는 신자들을 가리켜서 ‘밀가루 신자’ 라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염치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그동안 말없이 도와준 것에 대한 보답인지, 나중에 신자가 되어 열심히 봉사하는 이들도 있는데요. 우리가 그래서 ‘덕’ 을 보려고 찾아오는 신자들을 쉽게 폄하하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계기가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말씀들이 그러한데요.
독서에는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기름진 음식과 잘 익고 잘 거른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 며 사람들의 아픔을 닦아주시고 덮었던 걱정의 덮개를 없애시는 장면이 나오고 있고요. 복음에는 “그들을 굶겨서 돌려보내고 싶지 않다” 는 말씀을 하시며 모두를 배불리 먹이시는 모습이 나옵니다. 사람들을 위한 잔치는, 단순히 등 따습고 배부르는 모양새 뿐 아니라, 그로인해 풍요로운 차원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합니다. 매서운 꾸중이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합니다만, 베푸는 사랑의 차원에서 사람들을 이끄는 차원도 있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그 혜택을 받았기에, 남에게도 베푸는 사랑의 순환이 이어지는데요.
우리는 주님으로부터 이런 것을 배웁니다. 서로 없는 살림이고, 퍽퍽하고 힘든 시간입니다만, 우리가 주님을 기다리는 이유는, 당신으로 인해 풍요로운 것이 어떤 것인지를 배우게 되기 때문입니다. 단순하게 주고받는 계산적인 관계에서 벗어나서, 어려운 것을 보면 도와주고, 힘든 것을 보면 들어주고, 같이 일궈가는 삶이야말로 자기 것에만 메여있는 사람들을 구제해줄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우린 하느님을 찾습니다. 부족한 나의 사랑을 채워주고 이끌어 줄 수 있는 분은 나의 능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마음과 정신이 풍요롭게 해달라고 더 많이 당신께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