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6주간 화요일. 즈카 8,20-23; 루카 9,51-56
살면서 깨닫습니다. 이른바 ‘내 인생에 태클’ 을 거는 사람들이나 상황들이 의외로 참 많다는 것을요. 그래서 괴롭습니다. ‘이 사람만 아니면, 그 상황만 아니었으면 더 잘 되었을 것을..’ 하고 여기는 경우가 참 많은데요. 그렇다면 이제 우린 어떻게 해결해가야 할까요?
고맙게도 오늘 여러분이 들은 말씀도 그런 경우입니다. 복음에서는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가시면서 뜻한 바를 펼치시려 하십니다. 하지만 사마리아 사람들이 살던 방면으로 길을 가던 중 그 쪽 사람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배척합니다. 그야말로 내 계획에 태클을 걸고, 딴지를 거는 경우를 만났습니다. 당연히 화가 난 제자들은 언성을 높입니다.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제자들은 예수님의 힘을 알기에 이번 기회에 ‘뽄때’ 를 보여주자는 심산이지요. 하지만 당신은 ‘그 때’ 가 아님을 아시기에 말리십니다. 독서도 그렇습니다. “만군의 주님이 말한다. 그 때에 저마다 하는 말이.. 우리도 여러분과 함께 가게 해주십시오. 우리는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에’ 라는 아직 다다르지 않은 현실을 알려주고 있는데요.
얼마 전 예비자 교리 때 ‘성사’ 편의 설명을 이렇게 시작하였습니다. ‘성사는 거룩의 것의 표징이며, 보이지 않는 은총을 보이게 해주는 표지입니다. 성사는 마치 도로 표지판과 같습니다. 도로 표지판은 두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하나는 지시요, 또 하나는 실현입니다. 지시란, 이 길을 계속 가면 어디가 나오는 지를 알려준다는 뜻이고요. 실현은, 아직 다다르지는 못했지만 이 길을 계속 간다면 분명 그 곳에 다다른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서, 자동차에 있는 나는 아직 개포동역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길을 계속 가면 개포동역이 나온답니다. 아직 개포동역에 도착하진 못했지만 이 길을 계속 가면 도착지를 만나는 것처럼 성사는 주님을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이것을 통해 만나게 해주는 통로입니다.’ 라고요.
아직 우리는 인생의 말미에 도착하진 않았습니다. 아직 도로 중간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갑자기 옆 차가 끼어들수도 있고요. 신호가 길어질 수도 있고요. 나도 길을 잘못 들 수 있습니다. 추석 연휴는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말씀을 헤아리시면서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나의 목적지를 바라보며 지혜롭게 그 때를 잘기다리며 잘 준비해 가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