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미사
한 분이 또 주님의 품으로 안깁니다. 사람이라면 다들 그런 수순을 밟아야하고 그렇게 가야 한다지만 그것이 정작 본인이거나 가족이라면 멈칫거릴 수 밖에 없는 과정을 겪는데요. 당사자는 자신의 인생과정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요. 가족들은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음을 알고 안타까움을 갖게 되지요. 시간은 참으로 속절없이 흘러갑니다. 웃고 즐기던 때가 있었지만, 마음은 얽혀서 응어리진 그 무언가가 대화를 막아설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서로 말이 없어집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보면서 말입니다.
박 실비아 어머님은 그동안 레지오, 연령회 활동을 하시다가 두 달 전, 폐암선고를 받으시고 오늘 이렇게 우리 앞에 누워계십니다. 인간적으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말은, 세상에서는 ‘무능력’ 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신앙적으로는 이렇게 말하지요. “하느님께서 주셨던 것, 도로 가져가시니 나는 주님을 찬미할지라..(욥기 중에서)” ‘무상으로 생명을 받아 잘 사용했으니 감사합니다. 고생스럽긴 했지만 지상에서의 삶은 감사의 나날이었습니다. 가족도 만나고, 이웃들과 지내고, 더욱이 하느님의 사랑도 배우면서 내가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라고 진정한 고백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린 당신의 허락하심을 통하여 여러 가지를 경험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하여 허락된 삶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는 배우고 실천해갑니다. 그러면서 당신의 은총을 체험하지요.
오늘 박 실비아 어머님은 주님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당신이 약속하신 ‘영원한 삶’을 믿기에 우린 행복을 꿈꾸고 기대합니다. 주님, 우리보다 먼저 가시는 어머님을 잘 받아주십시오. 그리고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우리도 우리의 삶을 잘 돌보도록 하겠습니다.
✝ 주님 박 실비아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