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4주일.

2017. 5. 6. 오후 12: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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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4주일. 사도 2,14-41; 1베드 2,20-25; 요한 10,1-10

  지난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휴일이 있으니까 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 누군가에 의해 허락되어야 가능한 법입니다. 1일은 근로자 덕분에, 3일은 부처님 덕분에, 5일은 어린이 덕분에, 2일과 4일은 징검다리 덕분에 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휴일기간에도 성당은 쉬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염원했던 지향의 미사는 매일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것만 보더라도 세상일은 공짜가 없습니다. 나는 가만히 쉬더라도, 누군가가 움직여줘야, 누군가가 허락해줘야 가능합니다. 모르는 이들은 그런 것들이, 다 으레 당연하게 되는 줄 알지만 말이지요. 나의 삶이, 실은 그 누군가에 의해, 허락되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우린 성장되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철학자이면서 독실한 신앙인이었던 키에르케고르는 이런 시를 남깁니다.

나의 기도가 좀 더 마음을 모으고 내면을 향하게 될 때

나는 점점 말수가 적어진다.

마침내 나는 완전히 침묵하고 듣기 시작한다.


듣는 것과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나는 처음에 기도는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나는, 기도가 단순히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임을 배웠다.


기도라는 것은, 자기가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다.

기도는 침묵하는 과정이며

나아가 침묵 속에 들어가

마침내 하느님이 나의 말을 들을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는 침묵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서 그의 말씀에 봉사하고 헌신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행위 중, 가장 고귀한 행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멍하니 있을 것이 아니라, 그 분의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기다리면서 매달리는 행동이 우리를 살려준다는 이야긴데요. 그렇다면 여기에 모여 있는 우리는, 그야말로 고귀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셈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해주신 말씀은 귀기울임과 듣는 자세가 우릴 어떻게 살려주시는 지 알려주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양들의 문이다.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라면서 당신을 통해야 모든 것이 가능함을 말씀하십니다. 이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 라는 말씀처럼, 당신과 붙어있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열매를 맺기 위해서 1독서에서는,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하고 있고요. 2독서에는 여러분이 전에는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었지만, 이제는 여러분 영혼의 목자이시며 보호자이신 그분께 돌아왔습니다.” 라면서 당신과 연결된 삶이 우리를 충만케 해주심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개포동 본당 교우 여러분

오늘은 주님의 목소리를 듣는 성소주일이면서 그 목소리가 우리를 살려주신다는 사실을 아는 생명주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살려고, 여기 모여와 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은 올바른 판단을 합니다. 그리고 더 나은 선택을 합니다. 그래야 참답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9일,내일 모래면, 우리나라의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우리 선택이 결실을 보는 날이 됩니다. 사실 기다림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깜깜한 밤처럼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린 약속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당신이 주신 약속을 믿고 행할 때, 그 말씀이 현실로 이어지리라는 희망이 우리를 살려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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