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4주일. 1사무엘 16,1-13; 에페 5,8-14; 요한 9,1-41
오늘 말씀이 길었기에 짧게 말씀드리고 끝내겠습니다.
일단 이 질문부터 드려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잘 보이십니까?’...정말 잘 보이시냐고 여쭙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여쭙겠습니다. ‘나의 상태에 대하여 잘 보고 계십니까?’ 벌써 두 번이나 같은 질문을 드리고 있는데요. 슬슬 감(感)이 오시지요? 단순하게 시력이 좋으냐? 아니냐? 라는 물음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이제 마지막으로 다시 여쭤봅니다. ‘여러분의 마음 상태가 마치 거울에 비추일 정도로 짱짱하게 잘 보이십니까?’ 이제 슬슬 답변이 갈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잘 보이시는 분도 있다고 하실 것이고요. 처음에는 잘 보이는 줄 알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는 분까지 말입니다.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방금 드린 질문의 요지는 이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따르고자 하는 것에 대해 진정으로 잘보면서 따르는가?
아니면 막연하게 알면서 , 말로만 알고 있다고 얘기할 뿐
실제로는 실천하지 않고 있는가?’
라는 차원을 여쭙고 싶었던 것입니다.
벌써 사순 4주일입니다.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된 사순이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말씀은 길었지만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지요.
‘우리는 주님을 통해 더 이상 어둠의 삶을 살지 않게 되었다.
즉 우린 빛을 따르는 빛의 자녀이고, 당신이 가르쳐준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당신께 선택받았고 부름 받은 사람들인데도 나는 아직도 어디서 헤매고 있는가?
실제로 무엇이 더 소중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일까? 이미 답을 알고 있는데도
왜 나는 그 답을 택하지 않고 망설이고 있을까?’
라고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미 보여주셨고, 알려주셨고, 그것을 내 삶의 체험을 통해 일러주셨지만, 여전히 나는 이 방법을 못미덥게 바라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제 저는 여러분께 말씀을 다 드렸습니다. 진리를 선택하는 행동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다만 당장 드는 생각에 불편하다고 여길 뿐입니다. 마치 ‘좁은 문’ 이란 비유처럼, 다른 이들이 그 곳으로 가지 않기에 나 스스로가 불안하게 여기는데요. 이미 알게 되었다면, 보이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 아까운 이 방황이 얼마나 더 필요합니까? 우리에게 맡겨진 시간이 그다지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