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주간 금요일. 히브리 10,32-39;마르 4,25-34
우리 동네에도 어려운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요 옆의 달터마을, 구룡마을 등에도 우리 교우들이 계시지요. 며칠 전 있었던 봉성체 때 일입니다. 저로서는 개포동에 온 지, 이번이 2번째 맞는 겨울입니다. 처음 갔을 때 그 분의 방은 연탄난로가 있고, 난로 바로 옆에는 연탄이 쌓여 있었고요. 당연히 벽지는 연탄색으로 칠해져 있었기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이제 다시 그 광경을 보면서 예전보다 저의 상태는 안정되어 있었지만 그 날 따라 변수가 생긴 것이, 제가 오기 전에 갑작스레 연탄불이 꺼져서 다시 불을 피웠다고 말씀하셨기에, 방문 당시 상황은 매캐한 연기와 분진이 방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구역장님, 반장님은 별 말 없이 편안하게 기도를 해드리고 영성체를 영해드렸습니다. 같이 오신 분 중 하나는 ‘이 동네는 처음 와 봤다’ 며 놀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곧 별 문제없다는 듯이 다음 집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우린 그런 사람들이지요. 갑작스레 것을 만나더라도 별 요동 없이 우리 할 일을 해 나가는 삶 말입니다.
오늘 말씀에 그런 것이 독서를 통해 나왔습니다. “어떤 때에는 모욕과 환난을 당하기도 하고.. 그런 처지에 빠진 이들에게 동무가 되어주기도 하고.. 감옥에 갇힌 이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었고.. 재산을 빼앗기는 일도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보다 더 좋고 또 길이 남는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그 확신을 버리지 마십시오.” 물론 힘들지만, 견디기 쉽지 않지만 그것을 잘 수용하고 받아들이며 기쁨을 발견하는 삶이 바로 우리여야 하겠지요. 그러기에 오늘 복음에 나온 하느님의 나라의 비유에서도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반응합니다.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 되는지 모른다.” 모르지요. 또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결과만 좋으면 되고, 내가 피해 입지 않으면 된다’ 고 여기지요. 하지만 우린 다릅니다. “그러나 당신의 제자들에게는 따로 모든 것을 풀이해 주셨다.” 우린 그 분을 통해 이 삶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에 받아들일 수 있고, 어려움이 오더라도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는데요. 왜냐하면 당신을 통해 얻은 것이 무언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받은 은총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살이가 쉽지 않습니다. 명절이어도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하더라도 주님의 가르침을 통해 실망으로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