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공현 전 토요일
기도를 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보자면 ‘아이가 부모에게 떼 쓰는 행동’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는 전혀 계획도 없고, 생각도 없는데 갑자기 아이가 울며 불며 달려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부모는 정색을 하며 안된다고 하거나 또는 ‘옛다~’ 하면서 던져줄 수도 있는데요. 그렇다면 우리의 부모님이신 주님께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할까요?
독서에 보면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 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에게 청을 들어주신다는 것입니다.” 라고 나옵니다. 여기서 잘 봐야 합니다. 청을 들어주시긴 한다는데.. 여기에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그 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이라고요. 하느님이란 분이 예수님이란 분이 어떤 분인지를 먼저 알아야,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그냥 무턱대고 매달리고 조르기보다, 당신이 무엇을 뜻하고 염두하고 계신가? 하는 의향을 헤아리는 자세가 필요한데요. 그 모범을 오늘 성모님을 통해 찾을 수 있겠습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라는 성모님의 말에 “저에게서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대답합니다. 이건 명백한 거절이죠. 그런데도 성모님은 들은 척도 안하고 밀고 나갑니다. “그 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데로 하여라” 합니다. 이런 무대뽀가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여기에는 이런 것이 숨어 있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이 원래 사람을 사랑한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이런 즐거운 분위기를 망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요. 〔논어〕에도 이런 말이 나옵니다. ‘시력이 같은 인재라야 같은 물건을 볼 수 있고, 청력이 같은 인재라야 같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같은 마음과 덕을 가진 인재라야 서로 가까이 사랑할 수 있다.’ 서로에 대한 공통분모가 있을 때 없던 것도 생겨나기도 하고요. 원칙을 따르거나 혹은 원칙을 넘어서는 감동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사람의 마음도 변화되지요.
내가 원한다고 아무 때나 들이 밀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과연 당신도 그렇게 되길 바라시는가? 잘 헤아려보며 기도해 가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