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
예전 불교쪽의 책을 읽다가 이런 시를 보게 되었습니다. ‘남한테서 찾지 마라. 벗어날수록 나로부터 멀어진다. 나 이제 홀로 길을 걸어가거니와 가는 곳곳에서 그를 만난다. 그는 곧 나인데, 나는 그가 아니로구나. 마땅히 이렇게 서로 만나야 바야흐로 부처와 하나되리’ 우리쪽으로 해석을 해보자면 이렇겠지요. 성인은 주인을 자기 안에 모시고 사는 사람입니다. 자기 ‘밖’에 있는 누구의 지시를 받는 일이 없습니다. 예수님의 경우 하느님 아버지를 당신 안에 모시며 그 분의 가르침에 따라 행동을 하셨기 때문인데요. 우리도 그런 자세로 살고 계신지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남 따라하느라 바쁩니다. 그게 잘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분별과 판단도 보류한 채 그저 예전의 것을 답습하고만 있습니다. 그랬기에 복음의 예수님도 말씀하시지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있다.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르지 마라” 하시면서 스승이라고, 아버지라고, 선생이라고 불리지 말며 자신을 낮추라 하십니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이 드러내려고만 하다가 일을 그르치고 마는데요.
오늘은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입니다. 시토 수도회의 스승이며, 클레르보 수도원 원장도 역임하신 이 분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완전한 회심’을 향한 먼 길을 떠납니다. 육체적으로 빈혈, 편두통, 위염, 고혈압까지 있었지만 더 완성된 삶을 위해 베네딕토의 규칙을 넘어서야 한다고 여기면서 결국 이런 결론에 다다릅니다. “하느님 아버지를 완전히 사랑하지 않으면 그 분을 알 길이 없다.” 하느님을 완전히 사랑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오늘 독서에 보니 이런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 때 영이 나를 들어올려 안뜰로 데리고 가셨는데 주님의 집이 주님의 영광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당신을 만나 사랑을 하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것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 체험이란 내 예상치를 뛰어넘는 체험, 바랬던 것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아는 체험인데요. 배운 가르침 속에서 그것을 만나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