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스타니슬라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2016. 4. 10. 오후 11:06:01

글자

성 스타니슬라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사도 6,8-15; 요한 6,22-29

  우리 본당에는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계십니다. 평소에는 그 곳에서 열심히 근무하시지만, 주말에는 일부러 올라오셔서 가족들만 챙기지 않고 열심히 성당에서 여러 활동을 하신다는데요. 참 대단하시지요? 오늘은 월요일이니, 그분도 다시 내려가셨구요. 모두들 다시 열심해 질 수 밖에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나는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세상은 나를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른바, 나는 조용히 내 일 하면서 살고 싶은데, 세상은 나에게 싸움을 걸어옵니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응징하면서 받아쳐야 할까요? 요즘 같은 선거철에는 그런 싸움의 현장이 더 잘 보입니다. 자기를 드러내고, 앓는 소리를 하고, 남을 폄하하고, 없는 말을 지어내면서 갖다 붙이고요. 이득이 되는 곳에 잘 들러붙습니다. 그럼 주님을 믿는다는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오늘 독서에 드러나는 현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스테파노를 상대하는 이른바 해방민들과 키레네인들은 이런 방식을 씁니다. 사람들을 선동하고, 부추키고, 느닷없이 붙잡고, 거짓증인들을 세우고..”하지요. 그런데 보통 이정도 되면, 화가 나서 뭔가 소리를 지르면서 싸움을 벌릴만 한데, 스테파노는 그러질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혜와 성령이 가득 차, 그의 얼굴이 천사처럼 보였답니다.” 불교에는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원융무애(圓融無碍) 라고요. 모든 존재의 근원적인 모습이 걸리고 편벽됨 없이, 가득하고 만족하며 완전히 일체가 되어 서로 융화하며 장애가 되지 않기에 싸움을 벌리지 않는다는 상태 인데요.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세상은 나에게 싸움을 걸어오지만, 스테파노는 묵묵히 성령에 의해 지혜로운 말을 뿜어냈고, 예수님을 침묵 가운데에서 죽음을 이기는 부활의 승리를 보이십니다. 즉 싸움이란 적수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를 적수로 생각하지 않으니까, 아예 싸움 자체가 안되니 그런 것에 내 마음이 걸려 넘어가지 않는다는 뜻인데요.

  오늘은 스타니슬라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이 분도 국왕의 폭정에 항거하여 바른 소리를 하다가 참수를 당합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성인으로 영원히 살게 되었습니다. 복음에서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하십니다. 즉 믿음이 바로 서면, 싸우지 않아도 될 일에 마음 뺏기지 않습니다. 마음이 뺏기지 않으니 나의 마음은 오히려 평안해지지요. 물론 귀찮을 수는 있습니다만, 할 도리를 다 해간다면 거기서부터 깨우침의 처신도 생겨나고, 주님의 마음으로 사는 법을 터득해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매일의 싸움에서 이겨 나가시길 빕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